임금근로 소득 2.7% 상승에도 남녀 임금격차 3년째 벌어져

재작년 임금근로자의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남녀 간 임금 격차가 3년째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3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임금근로 일자리의 월평균 소득은 363만원으로, 전년 대비 2.7%(10만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로 기록됐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소득 증가율은 2020년 3.6%에서 2021년 4.1%, 2022년 6.0%까지 상승했으나, 2023년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중위소득 역시 278만원으로 전년 대비 4.1%(11만원) 상승했으나, 2022년의 6.9% 증가율에 비해 둔화됐다.
이번 소득 증가율 둔화는 2023년 수출 감소로 인해 대기업 소득이 위축된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593만원으로 전년 대비 0.4%(2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298만원으로 4.3%(12만원) 증가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로는 남녀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남성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426만원으로 전년 대비 3.0%(12만원) 증가했으며, 여성 근로자는 279만원으로 2.8%(8만원) 상승했다.
남성의 소득 증가율이 여성을 상회하면서, 2021년 이후 3년 연속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
연령대별로는 40대 근로자의 평균소득이 451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50대(429만원)와 30대(386만원)가 뒤를 이었다.
평균 소득 증가율 측면에서는 19세 이하가 5.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50대(3.5%)와 40대(3.1%)가 그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주로 분포한 금융·보험업(753만원)과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675만원)의 평균 소득이 가장 높았다.
반면, 숙박·음식업(181만원)과 협회·단체·기타 개인서비스업(223만원)은 가장 낮은 소득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증가율을 기준으로 보면,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0.7%)과 금융·보험업(-0.6%) 등 대기업 중심 산업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건설업(5.6%), 숙박·음식업(5.2%), 사업시설관리업(5.2%) 등은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을 받아 높은 소득 증가율을 보였다.
이번 통계는 임금근로자가 점유한 ‘일자리’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취업자 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주중에 회사를 다니며 주말에는 학원 강사로 일하는 경우, 취업자는 1명으로 집계되지만 일자리는 2개로 계산된다.
소득 증가율 둔화와 남녀 간 임금 격차 확대는 국내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 성별 임금 불균형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성별, 기업 규모, 산업별로 세분화된 임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여성 근로자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정부와 기업들이 노동 시장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임금 격차 해소와 함께 노동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