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17일(월)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선물한 22세 청년, 가족의 따뜻한 선택

20대 청년
(사진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다운증후군 을 앓던 22세 청년이 세상을 떠나며 3명의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아들의 일부라도 누군가에게 살아 숨 쉬길 바라며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김준혁(22) 씨가 뇌사 상태에서 간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3일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겪던 중 활동보조사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기적을 바랐으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어머니 김미경 씨는 “준혁이가 장애인으로서 20년 동안 나라의 도움을 받아왔기에 감사한 마음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의료진에게 먼저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 씨는 서울에서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다운증후군을 앓았지만 6살까지는 걸어 다니며 활발한 성격을 보였다.

그러나 6살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출혈이 발생하면서 몸을 가누기 어려워졌고, 7살부터는 휠체어를 타기 시작했다.

특수학교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10년 넘게 집에서 활동보조사와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며 일상을 보냈다.

시각과 청각 기능이 좋지 않아 왼쪽 눈의 20%만 보였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김 씨의 가족들은 장기 기증을 결정하며 “준혁이의 몸 일부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면 함께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미경 씨는 떠나가는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준혁아. 엄마가 하얀 한복을 사서 입혀줬는데, 네가 너무 예뻤어. 꼭 웃고 있는 것 같더라. 엄마가 곧 보러 갈 테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놀고 있어. 엄마는 항상 준혁이 생각할게.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

김 씨의 따뜻한 선택은 누군가의 삶을 이어가게 했다. 그의 희생과 가족들의 결단은 생명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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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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