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 신호 무단횡단 60대, 차량 2대에 치여 숨져

새벽 시간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이 차량 2대에 잇달아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운전자들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2차 사고를 낸 SUV 운전자의 뺑소니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0분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한 편도 3차로 도로에서 60대 여성 A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보행 신호가 적색인 상태에서 무단횡단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50대 남성 B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먼저 부딪혔다.
충격으로 도로에 쓰러진 A씨는 곧바로 뒤따라오던 SUV 차량에 다시 치이며 2차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1차 사고를 낸 B씨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머물며 신고 및 후속 조치를 진행했지만, 2차 사고를 낸 SUV 운전자 C씨는 사고 현장을 그대로 벗어났다.
이에 경찰은 C씨가 사고를 인지한 상태에서 도주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사고를 인지하고도 현장을 벗어났다면 뺑소니 혐의가 적용될 수 있지만, 사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B씨와 C씨 모두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별다른 교통법규 위반 사항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두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 여부를 포함해 사고의 전반적인 경위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경찰은 A씨의 사망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단횡단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신호를 무시한 보행자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다.
이와 관련해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 운전자는 보행자를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 또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철저히 지키고,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무단횡단이 잦은 도로에 대한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보행자 및 운전자의 주의 강화를 위한 홍보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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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