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탁구의 대표적인 선수였던 전지희(31)가 마지막 국제 대회에서 후배 신유빈(21)과 맞대결을 펼치며 의미 있는 은퇴전을 치렀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신유빈이 전지희를 3-0(11-8 11-6 11-7)으로 꺾었지만, 두 선수의 표정에는 승패와 관계없이 따뜻한 미소가 가득했다.
전지희는 지난 10년간 한국 여자 탁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신유빈과 함께 복식 조를 이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1년 만의 여자 복식 금메달을 안겨주었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신유빈 또한 “전지희 언니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고,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서도 언니가 남긴 유산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이날 WTT 사무국이 준비한 깜짝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이며 “신유빈과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되어 감격스럽다. 나를 믿고 함께해 준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은퇴식에는 한국 여자 탁구의 또 다른 레전드 서효원과 주세혁 감독도 참석해 축하했다.
전지희는 중국 출신으로 2011년 귀화 후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수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귀화 선수로서 제한적인 국제 대회 출전 기회 속에서도 그는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한국 여자 탁구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올림픽 동메달까지 차지하며 역사에 남을 업적을 쌓았다.
그의 은퇴는 한국 여자 탁구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순간이지만, 후배 신유빈이 그가 남긴 발자취를 이어받으며 더욱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경기에서 하트 포즈를 함께 취하며 서로를 격려했던 두 선수는, 앞으로도 한국 탁구의 역사 속에서 함께 기억될 것이다.
다른 기사보기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