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임시 공휴일’ 직장인은 환호, 여기선 왜 한숨이 나올까?

서울 열차
(사진출처-픽사베이)

정부와 국민의힘이 설 연휴 전날인 1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며 내수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유통·관광업계는 소비 촉진 효과를 기대하며 반색했지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생산 차질과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 안정 고위 당정협의회를 통해 확정됐다.

계엄과 탄핵 정국, 항공기 참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되살리고, 설 연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임시 공휴일이 4조 2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조 63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2일 임시 공휴일 당시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사례를 들어,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임시 공휴일 지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백화점과 아울렛 매출이 평일 대비 2~3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 쇼핑몰과 교외 아울렛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여행업계도 긍정적이다. 연휴를 이용한 국내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움츠렸던 소비 심리가 다시 회복될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임시 공휴일 지정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소 신발업체 관계자는 “해외 주문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물류회사까지 쉬게 되면 제품 출하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휴일 하루가 약 8조 5000억 원의 생산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휴일근무수당(통상임금의 150%)이 기업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중소기업에 추가적인 경제적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기본 6일 연휴가 확보되고, 31일 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9일간의 긴 연휴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국내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해외여행 대신 국내 관광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율 상승과 항공사고 여파가 해외여행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숙박업소와 관광지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임시 공휴일이 단기적으로 내수 진작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시 공휴일과 같은 단발성 처방보다는 장기적인 경기 부양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는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기대되는 소비 촉진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는 동시에, 제조업계와 자영업계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설 연휴 전날 임시 공휴일이 내수 활성화와 경제 회복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양극화된 경제적 효과로 새로운 갈등을 낳을지는 정책 집행 이후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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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