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물 부작용, AI가 잡는다

정신과 약물 복용으로 인한 체중 증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예측 시스템이 개발된다.
중앙대학교병원 연구팀은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에게 투여되는 약물이 초래할 수 있는 비만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맞춤형 비만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정신질환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비만 또는 과체중 상태에 놓이게 되는 주된 원인은 항우울제, 기분조절제, 항정신병 약물과 같은 정신약물의 복용 때문이다.
이러한 약물은 대사 변화 및 식욕 증가를 유발해 체중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조현병 등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의 경우 장기적인 치료로 인해 이 같은 부작용이 누적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체중 증가 예측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 공과대학 AI대학원 김영빈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AI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각 정신약물과 비만치료제가 환자의 체중, 대사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연구는 정신질환자에게 24주간 정신과 약물 을 투여한 후 체중 증가 정도를 측정하고, 이 중 비만 또는 과체중인 환자에게 다시 24주 동안 비만치료제를 병행 투여하며 신체 계측, 체성분, 혈액검사, 심리 상태 등을 분석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체중 증가 위험도와 비만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김선미 교수는 “추후 의학-공학 융합연구를 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로 정신약물 치료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약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정신질환자의 정신 증상 개선과 더불어 비만 및 비만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신체 건강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장기적인 치료순응도를 향상해 정신질환 증상 관리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혜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의학적 의사결정에 참고하여 비만 치료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비만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나아가 환자 맞춤형 치료로 비만 개선과 더불어 대사증후군, 심뇌혈관질환, 암 등을 포함한 비만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과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AI 기반의 개인맞춤형 예측 모델은 향후 정신건강의학과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만성질환 관리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