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드(44)가 또다시 중도 경질(해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서 반전을 노렸던 그는 끝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알 이티파크와 결별했다.
사우디 프로리그 알 이티파크는 31일(한국시간) “제라드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로 평가된다.
지난해 7월 야심 차게 사우디 무대에 도전했던 제라드는 단 7개월 만에 팀을 떠나며 또 한 번 씁쓸한 이별을 맞이했다.
알 이티파크는 이번 시즌 현재 리그 12위(18개 팀 중)까지 추락했다. 최근 4경기에서 1승 3패에 그치며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제라드는 시즌 초반 한때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하락했고 결국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지 못했다.
현역 시절 리버풀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전설로 불렸던 제라드는 2018년 스코틀랜드 레인저스를 지휘하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0-21시즌에는 셀틱을 누르고 무패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EPL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그러나 잉글랜드 무대는 그에게 혹독했다. 2021년 11월 아스톤 빌라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40경기에서 13승밖에 거두지 못하며 1년도 버티지 못하고 경질됐다. EPL 도전에 실패한 제라드는 사우디 무대에서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는 2023년 여름, 알 이티파크 감독직을 수락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감독 중 한 명이 됐다. 계약 당시 연봉은 1500만 파운드(약 270억 원)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고 팀을 개조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시즌 6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더 심각한 부진을 겪으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한편, 제라드의 감독 커리어는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레인저스에서의 성공 이후 두 번 연속 중도 경질을 당하면서 그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유럽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최근 성적을 고려할 때 EPL보다는 챔피언십(2부리그)이나 중소 리그에서 새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제라드의 후임 감독으로는 유럽 출신의 지도자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리그가 여전히 네임밸류 높은 감독들을 영입하고 있는 만큼, 알 이티파크도 곧 새로운 사령탑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