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중단… 정몽규 4선 도전 ‘제동’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중단되면서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사진 출처 – 정몽규 후보 제공)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지난 1월 7일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허정무 후보는 지난달 12월 30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으며, 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추첨 절차로 구성됐으며,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인물이 공개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규정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제된 21명의 투표수는 결선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며 선거 효력에 대한 후속 분쟁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8일 예정이었던 축구협회장 선거는 중단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즉각 “협회장 선거일이 잠정 연기됨을 알려드린다. 추후 일정이 수립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현 회장, 신문선 명지대 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3명의 후보가 출마한 상황이었다.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축구 팬들과 정치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사진 출처 – 정몽규 후보 제공)

하지만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선거 판세에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허 후보는 가처분 신청을 수락받았지만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허정무 후보는 규정에 따라 선거일이 1월 13일을 넘길 경우 출마할 수 없다.

축구협회 규정에는 후보자는 선거일 기준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허정무 후보는 “기존에 등록된 후보이니 보존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허정무 후보는 “나이 제한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며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닥칠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허정무 후보의 출마가 무산될 경우, 신문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허정무 후보 캠프는 “모든 걸 열어뒀으나, 아직 단일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일화가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잠정 연기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의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이 지적한 사항을 보완해야 하며, 이에 따른 시간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정무 후보가 문제 삼은 선거인단 194명을 확보하려면 온라인 투표나 사전 투표 방식이 필요하며, 프로 구단의 동계 전지훈련이 끝나는 2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선거운영위에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선거와 관련해선 추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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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