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 평균 1만9526원…2만 원 시대 임박에 독자들 부담 가중

도서 한 권의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면서 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책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문화 소비의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22일 발표한 ‘2024년 기준 한국 출판생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신간 도서의 평균 가격은 1만 952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의 평균 가격인 1만 8633원보다 4.8% 상승한 수치다.
불과 1년 사이에 1천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신간 도서 가격은 2020년 1만 6420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1년 1만 7575원, 2022년 1만 8633원, 2023년 1만 9526원으로 해마다 1천 원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며, 4년 사이 무려 18.9%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 추세는 도서 가격이 조만간 평균 2만 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분야 별로도 가격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회과학 분야의 평균 가격이 2만 6675원으로 가장 높았고, 기술과학이 2만 5133원, 예술 분야는 2만 4630원으로 뒤를 이었다.
인문서와 문학 도서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장르에 비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책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된 셈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종이값, 인쇄비, 유통비 등 출판 제작 전반의 비용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제작 단가가 오른 상황이다.
출판업계에서는 독립출판 및 중소출판사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인쇄비와 용지비, 물류비가 모두 상승하면서 책 한 권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출간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독자들의 구매력을 고려해 가격 인상에 신중을 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자들 사이에서도 도서 가격 상승에 대한 체감은 크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책값이 너무 올라서 한 달에 두세 권 사기도 부담스럽다”, “예전엔 1만 원대 초반이 많았는데, 이젠 기본이 2만 원이라 고민된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출판 업계 전반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출판사는 총 8만 1167개 사로, 전년의 7만 9035개 사보다 소폭 증가했다.
신간 발행 총 수는 6만 4306종, 발행 부수는 7212만 5640부로 집계됐다. 총 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176종 이상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는 셈이다.
그러나 발행 부수가 줄어드는 추세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출판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출판사 위주의 시장 집중 현상도 뚜렷해지는 가운데, 중소 출판사들은 가격 경쟁과 유통 구조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출판사들은 독자 유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전자책 출간 확대, 구독형 플랫폼 진출, 온라인 연계 북토크, 굿즈와 패키지 구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화 소비의 중심축인 책의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전체 독서 인구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도서 구매가 생활 필수재가 아닌 선택재로 인식되면서, 가격이 오를수록
문화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 정책이나 공공 도서관의 기능 강화 같은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지식과 문화의 매개체다. 그만큼 가격에 대한 접근성이 사회 전체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
도서 가격이 어느새 2만 원 시대에 성큼 다가선 지금, 책을 둘러싼 고민이 출판계와 독자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