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01일(일)

치사율 70% 원숭이 B 바이러스 감염 원숭이 200여 마리 국내 반입

원숭이
(사진출처-FreePik)

치사율이 최대 70%에 달하는 원숭이 B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들이 국내로 반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감염 위험이 있는 원숭이들이 전국을 이동하며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하 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2020년 9월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목적으로 실험용 게잡이원숭이 340마리를 구매하기로 국내 한 업체와 계약했다.

같은 해 10월 말 캄보디아에서 들여온 원숭이들 중 200여 마리에서 원숭이 B 바이러스 감염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

원숭이 B 바이러스는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이 함께 감염되는 질병)으로, 사람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70%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감염되면 중추신경계에 침투해 심각한 뇌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 해외에서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진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연구원 측은 감염 가능성이 있는 원숭이들이 확인됐음에도 PCR 등 추가 항원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검역본부나 환경청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 측은 “항체 검사만으로는 감염을 확정할 수 없어 법적으로 신고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허나 매체가 확인한 결과 질병관리청에서도 해당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원숭이들이 전국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다는 점이다.

센터 측은 원숭이들을 계약한 업체에 반품하는 과정에서, 전북 정읍, 충북 오창, 경기 성남 등으로 이동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센터는 이 과정에서 “연구 장소를 옮긴다”, “사육 장소를 변경한다”는 이유만 신고했을 뿐, 감염 의심 개체를 이동시키는 것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는 없었다.

이 원숭이들이 모두 반품될 때까지 7개월이 소요됐으며, 감염 의심 원숭이들이 적절한 방역 조치 없이 사육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 측의 대응 미흡으로 인해 자칫 인수공통감염병이 확산될 위험이 있었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부 연구기관의 감염병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 목적으로 해외에서 들여오는 실험용 영장류에 대한 검역 절차와 사후 관리가 미흡한 상황에서, 향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연구기관의 감염병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감염 의심 원숭이들이 반입된 후 어떤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기사보기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