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의학 시선으로 본 올바른 섭취법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67잔에 이르러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커피는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는 원래 아프리카가 원산지이고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소비되던 서양 문물이지만, 이제는 동양의 한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소비되며 ‘일상의 필수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커피를 건강 측면에서 바라보면, 위장 장애, 불면증, 불안장애, 심혈관질환 유발 가능성 등 부작용 우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에서는 커피를 어떻게 바라볼까?
한의학에서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며, 신체의 에너지 흐름이 하루의 시간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인간의 하루 에너지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며 “시간대별로 활성화되는 장부의 기능을 이해하면, 언제 커피를 마셔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아침 10시 이전의 커피 섭취는 신체 에너지 상승 흐름과 조화를 이뤄 집중력 향상과 순환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아침 식사 이후에 커피를 마시면 더욱 이롭다고 조언했다.
반면, 공복 상태에서의 커피는 고갈된 에너지를 억지로 끌어 쓰게 만들어 피로감과 긴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카페인은 평균적으로 6시간, 길게는 12시간까지 체내에 잔존할 수 있기 때문에 늦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의 커피 섭취는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생체 리듬을 고려한 커피 섭취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의학의 관점이다.
이 교수는 “커피는 단순히 ‘나쁘다’ 혹은 ‘좋다’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음료”라며,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신체 에너지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인식하고, 자연의 리듬에 맞춰 섭취 습관을 조절한다면, 개인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커피 문화는 무작정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신체 리듬과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에 맞춘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게 한의학적 시각이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