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흘새 6% 넘게 빠져

17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코스피 와 코스닥이 급락했다.
공매도 재개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 미국발 통상 압박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 전반이 크게 흔들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44.54포인트(1.74%) 하락한 2513.44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은 지난해 11월 5일 금융위원회의 조치로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약 1년 5개월 만에 재개된 날이다.
그간 제기됐던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과 불법 공매도 단속 강화가 병행되는 가운데, 공매도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이 주가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이번 주 들어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27일에는 1.39%, 28일에는 1.89% 각각 하락했고, 이날 3.00% 추가 하락하면서 사흘간 누적 하락률은 6.28%에 달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으로, 투자 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반영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7951억 원, 661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조 579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환율 상승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련 발언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SDI는 5.47%, LG화학은 5.41%, 셀트리온은 4.57%, SK하이닉스는 4.32%, 삼성전자는 3.99% 하락 마감했다.
그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3.34%), 포스코퓨처엠(-3.78%), 카카오(-3.21%) 등 주요 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낙폭이 컸다. 전기·전자 업종은 4.35% 하락했으며, 화학(-4.19%), 의료·정밀기기(-3.90%), 기계·장비(-3.88%), 제약(-3.59%) 등 대부분 업종이 3%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난 하루였다.
코스닥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91포인트(3.01%) 하락한 672.8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99억 원, 147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16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환율 상승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470.6원으로 출발해 전 거래일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약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종가로, 외환시장 불안이 증시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 셈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도 글로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며 투자심리에 부담을 더했다.
공매도 재개, 외국인 매도, 환율 상승, 무역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코스피는 다시 한 번 변동성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