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06일(일)

파리협정 이행 땐 식량위기 우려

파리협정
베이징사범대 페이차오(왼쪽) 교수,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 (사진 출처-KAIST 제공)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 면적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농경지 감소가 집중되며, 식량 수급 불균형과 국제 협력의 동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중국 베이징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 공동 연구팀은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게재됐으며,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토지를 5㎢ 단위로 구분한 뒤, 저밀도·중밀도·고밀도 지역별로 토지 이용 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1.5도 목표를 위한 기후 정책이 시행될 경우 2100년까지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은 약 12.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남미 지역에서 농경지 면적 감소가 24%에 달하며, 전 세계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재자연화’ 정책에 따라 농경지가 고밀도 산림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농경지 축소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농산물 수출 능력이 10%, 브라질은 25%, 아르헨티나는 4% 감소하는 등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잠재력이 평균 12%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며, 기후 정책에 대한 국제적 합의나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 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실험실에서 효율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굉장히 많이 발전한 만큼 개발도상국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협력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교수 연구팀은 앞서 2021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는 확률이 현재 감축안으로는 11%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파리협정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식량안보 위협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계와 정책 입안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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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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