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1일(월)

페로몬 향수, 정말 매력 발산에 도움될까? 전문가 분석 결과는?

향수
(사진출처-unsplash)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최근 SNS에서 ‘이성을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페로몬 향수가 화제다.

광고에서는 향수를 뿌리는 것만으로 성적 매력을 극대화하고 이성의 호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페로몬 향수가 사람을 끌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까?

페로몬이란 같은 종의 생물끼리 의사소통하기 위해 내뿜는 화학 물질이다. 특히 곤충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대 독일의 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는 한 실험을 통해 암컷 나방이 분비한 극소량의 물질을 따라 수 km 떨어진 곳에서 수컷 나방들이 몰려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부테난트는 이 연구로 1939년 노벨상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페로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1959년, 영국 과학 학술지 Nature에서 처음으로 ‘페로몬(pheromone)’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페로몬’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pherein’(운반하다)과 ‘hormon’(흥분시키다)에서 유래한 것이다.

하지만, 페로몬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곤충이나 일부 동물에게 국한된다. 인간에게도 페로몬이 존재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달리 정확한 번식기가 없으며,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즉, ‘사랑의 향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페로몬 향수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비록 인간의 페로몬이 존재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지만, 사람이 자연스럽게 분비하는 체취가 이성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연구는 있다.

여성의 경우, 가임기에 분비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체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월경 전 일주일 동안은 특정한 체취가 발생하며, 이에 민감한 남성은 이를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남성의 경우 땀이 비슷한 역할을 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UC Berkeley)의 클레어 와이어트 박사는 “남성의 땀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인 ‘안드로스타디에논’이 여성의 호르몬과 심리에 급격한 각성 반응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의 땀 냄새를 맡으면 심박동이 빨라지고 성적 흥분을 느끼는 등의 신체 변화를 보였다.

향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인간의 정서와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냄새를 맡으면 어머니가 해주던 집밥이 떠오르거나, 낙엽 타는 냄새를 맡고 옛 연인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랑하는 사람의 체취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연애 감정을 더욱 깊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BC) 연구팀은 96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냄새가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여성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게는 배우자의 셔츠 냄새를 맡게 했으며, 다른 그룹은 무작위 이성의 셔츠 냄새를 맡게 했다.

그 결과, 배우자의 냄새를 맡은 여성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졌으며, 불안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까지 페로몬 향수가 이성을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반면, 개인의 체취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존재한다.

즉, 연애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한 향수가 아니라, 본인의 자연스러운 체취와 감정적 교감이다.

페로몬 향수가 매력적인 향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것이 이성을 유혹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페로몬 향수의 효과를 맹신하기보다는, 자신만의 향기와 자연스러운 매력을 강조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연애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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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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