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응원단 지역 비하 논란…광주시민단체 “진정한 사과·재발 방지책 촉구”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 일부 응원단의 광주 비하 발언이 지역 사회의 깊은 분노를 불러일으킨 가운데,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7일 성명을 통해 “광주 혐오 발언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를 촉구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극우 집단의 중국 혐오 정서를 그대로 가져와 지역 감정을 부추긴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혐오 표현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논란은 지난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4라운드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이후 불거졌다.
포항 스틸러스 일부 응원단이 SNS를 통해 광주 원정을 ‘해외 원정’이라고 표현하며, 지역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광주FC 구단은 이 같은 발언을 확인하고, 해당 인물들의 경기 출입을 “광주 경기 출입을 영구적으로 금지 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포항 스틸러스 응원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표현은 모임원 개인 계정에서 사용된 것이었지만 이를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 없이 공식 계정에서 공유하면서 저희의 공식 입장처럼 비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 사과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협의회는 “스포츠 경기의 응원 과정이 우리 내면의 감정을 안전하게 분출하는 장이기를 바란다”며, 스포츠가 가진 순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구단과 팬들이 상호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응원단 일탈이 아니라, 지역 혐오와 편견이 아직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종의 사회적 경고라는 시선도 많다.
한편 포항 스틸러스 구단 자체는 아직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팬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응원단뿐 아니라 구단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거세다.
이와 함께 K리그 차원의 엄중한 대응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한 경기장의 해프닝이 아닌, 스포츠 응원의 근본적인 윤리와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경쟁은 치열할 수 있어도, 존중은 기본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스포츠 팬 문화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각 구단과 팬들 모두의 성찰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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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