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美 조선 재건 핵심 파트너로 부상

미국 전략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포럼(Pacific Forum)이 최근 발간한 기관지 ‘펙네트(PacNet)’에서 한국 조선산업을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기고문은 박진호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작성한 ‘미국 조선업 이 한국 도움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칼럼으로, 미국 조선소 감소와 생산 역량 약화가 중국 해군력 강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하고,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박 위원은 대표적 사례로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 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해군 함정 정비(MRO) 업무를 수행 중인 점을 언급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이 2030년까지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SMR(소형모듈형원자로) 추진 선박 개발에 최대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사는 이지스 전투체계 기반 ‘완전 전기구동 구축함’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이는 미국 내 조선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전략 자산 수요를 보완할 수 있으며, 양국 간 조선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대표 사례로 주목된다.
한편, 국내에서 두 기업은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발을 놓고 경쟁 중이지만, 이와 별개로 한미 간 방산 협력의 일환으로 공동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KDDX 사업의 안정성과 미국 조선산업의 역량 회복에 모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관점은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소속 브렌트 새들러 해상전투·첨단기술 선임연구원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그는 한국의 대형 조선사가 미국 해양산업 기반 확충에 합리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양사 협력 가능성에 기대를 보였다.
기고문은 또 한화오션의 쇄빙선 건조 역량을 조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응해 쇄빙선 전력을 증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가운데, 미국은 쇄빙선 건조 경험이 부족해 지난해 캐나다·핀란드와 삼자 협력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2014년 세계 최초로 LNG 쇄빙선을 수주한 이래 지금까지 21척을 수주하며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CSIS의 분석은 한국 조선업이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미국의 해양안보 전략을 뒷받침할 핵심 파트너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양국 간 조선협력이 본격화되면 고부가가치 특수선 개발, 해군력 확장, 방산 기술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