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11일(수)

해군 초계기 P-3C 추락…포항서 4명 전원 사망

해군 해상초계기 P-3
해군 해상초계기 P-3 (사진출처- 해군 제공)

지난 29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훈련 비행 중이던 해군 해상초계기 P-3C 1대가 추락해 탑승자 4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북도와 포항시, 해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9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일대 야산 공터에서 초계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기는 오후 1시 43분 포항 해군기지를 이륙한 후 불과 6분 만에 추락했으며, 미국산 P-3C 대잠초계기로 확인됐다.

탑승자 4명은 모두 1991~2000년생으로 소령 1명, 대위 1명, 부사관 2명 등 젊은 장병들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제주기지에서 훈련을 위해 포항으로 이동해 정비를 받은 뒤 복귀 예정이었다.

해당 기종은 전투기와 달리 비상 탈출 시스템이 없어 사고 시 자력 생존이 어렵다.

사고 직후 해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2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추가 수색을 통해 나머지 2명도 발견해 모두 포항 해군병원으로 이송했다.

군 당국은 DNA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기체 파편이 튄 야산에는 산불이 발생했으나, 산림당국이 헬기 4대와 인력 65명을 긴급 투입해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다행히 민가에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70대 주민은 “비행기가 평소와 달리 아래를 향해 날아와 놀랐고, 민가를 피해 야산 쪽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곧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사고 지점에서 약 250m 거리에는 680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추락한 P-3C 초계기는 해군이 1995년부터 운용해 온 대잠초계기로, 북한의 잠수함 탐지와 해상 공격 임무를 수행해 온 핵심 전력 자산이다.

전장 35m, 전폭 30m, 전고 10m 크기로, 소노부이 등을 통해 수중 탐지를 하고 어뢰·폭뢰·미사일 등의 무장을 갖춘 ‘잠수함 킬러’로 불려왔다.

해군은 이번 사고가 해당 기종 도입 이후 첫 추락 사례라는 점에서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전 P-3C 기종에 대해 비행 중단 조치를 내렸다.

또한 참모차장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블랙박스와 기체 잔해 분석을 통해 기계 결함, 조종 실수, 정비 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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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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