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법정관리 여파 메리츠금융 주가 급락

홈플러스가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대규모 대출을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가 장중 6% 가까이 급락했다.
금융권에서는 메리츠금융의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약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어 법정관리 진행 상황에 따라 메리츠금융의 재무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7일 오후 1시 18분 기준 메리츠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7,600원(5.97%) 하락한 11만 9,6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5월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 등 계열 3사를 통해 홈플러스와 1조 2,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재융자)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3년 만기 조건이며, 금융권이 보유한 홈플러스 관련 전체 익스포저 1조 4,461억 5,000만원 중 메리츠 계열이 8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메리츠금융 측은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 2,000억원 을 집행하며, 담보로는 홈플러스가 부동산 신탁회사와 체결한 신탁계약의 수익증권을 제공 받았다.
홈플러스의 주요 부동산 및 유형자산이 신탁재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담보력이 있다는 게 메리츠금융 측 설명이다.
그러나 법정관리 돌입으로 홈플러스의 영업 상황과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담보 안전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 경기 위축과 대형마트 업황 부진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치며, 홈플러스의 향후 회생 가능성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일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높은 금리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했지만, 법정관리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원금 회수와 추가 손실 우려가 부각됐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 가치가 평가보다 낮아질 경우, 충당금 적립 확대 등 추가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자산 확대와 고위험 대출 확대 전략을 펼쳐온 만큼,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가 단순한 개별 이슈를 넘어 메리츠금융의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담보 자산의 관리와 회수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투자자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온라인 쇼핑 확대, 소비심리 위축,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했지만, 결국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최악의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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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