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미술제, 역대 최대 규모로 현대미술의 흐름 제시

한국 미술 시장의 척도로 불리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오는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A&B홀에서 열린다.
올해 43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168개 갤러리와 9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4,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올해는 단일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솔로부스 섹션’과 관객의 이해를 돕는 ‘테마형 도슨트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해 보다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화랑미술제는 1979년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한 우리나라 최초의 아트페어로, 매년 봄 개최되며 한 해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았다.
화랑미술제가 성공하면 그해 미술 시장이 좋다”는 말이 정설처럼 전해질 정도다.
올해는 기존보다 전시 공간을 확장해 코엑스 A홀과 B홀을 모두 사용하며, 신진 작가부터 국내외 유명 작가까지 폭넓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중 하나는 ‘솔로부스 섹션’이다.
단일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이 섹션은 A홀 메인 동선에 배치되며, 16개 갤러리가 참여해 개별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PKM갤러리는 설치·조각으로 일상의 유머와 아이러니를 표현하는 이원우 작가의 부스를 운영하며, 노화랑은 아티스트 그룹 ‘잇은(itt-eun)’, 이길이구갤러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마이큐의 작품을 전시한다. 가나아트는 김선우 작가의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신설된 ‘테마형 도슨트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감상을 넘어 현대미술을 보다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삶을 위로하는 예술’, ‘조각·미디어아트 : 예술의 확장’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은 시대별 주요 경향을 조망하며, ‘삶을 위로하는 예술’은 관계·치유·공감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조각·미디어아트 : 예술의 확장’은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조명한다.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됐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줌 인(Zoom In)’ 특별전은 만 49세 이하로 참가 대상을 확대하면서 총 600여 명의 작가가 지원할 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10인의 작품이 화랑미술제에서 전시되며, 관람객 투표 등을 거쳐 3명의 최종 선정 작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성훈 한국화랑협회장은 “화랑의 본질적 기능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후대에 남을 문화 유산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화랑미술제는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화랑미술제는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부담 없이 현대미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과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행사가 한국 미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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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