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뜨려고” 거짓말… 초등생 살해 교사의 섬뜩한 흉기 구매 정황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살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인 여교사가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구매하며 점원에게 “회를 뜨기 위해 칼을 산다”고 말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진술은 계획범죄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단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40대 여성 교사 명 모 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경 대전의 한 주방용품점을 방문했다.
점원에게 “잘 드는 칼이 있느냐”고 묻고, 용도를 질문 받자 “회를 뜨려고 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는 학교로 돌아가 같은 날 오후 5시 50분경, 8세 여학생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일 명 씨의 행적을 보면, 그는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동료 교사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후 주방용품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학교로 복귀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족들은 범행이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하늘 양의 아버지는 “학교에 식칼이 있을 리 없다.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이 분명하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명 씨의 진술과 흉기 구매 정황을 바탕으로 범행의 고의성과 계획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 씨가 즉흥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학교 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는 일부러 학교를 벗어나 흉기를 구매했고, 되돌아와 특정한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계획성이 엿보인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저지른 극단적인 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명 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사건 당일 돌봄 수업이 끝난 후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학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하늘 양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데려간 뒤,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명 씨의 정신과 치료 이력과 범행 동기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범행 직후 명 씨는 스스로 자해를 시도했으며,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수술 직전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명 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체포 영장을 집행하고 신병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경찰은 명 씨의 정신 상태와 범행 동기, 그리고 계획범죄 여부를 밝히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명 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외부에서 흉기를 준비했다는 점,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해당 초등학교와 교육청은 사건 이후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교육청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학교 측도 보안 강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범죄를 넘어 학교 내 안전 문제, 정신건강 관리 체계, 교사 선발 과정 등 여러 사회적 이슈를 환기시키고 있다.
경찰 수사와 더불어 교육 당국과 정부의 철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