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월 10일(목)

10원짜리 동전, 추억의 화폐로 전락하나

10원짜리 동전
10원 주화. (사진 출처-나무위키 캡처)

10원짜리 동전 의 발행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50원, 100원, 500원 주화 역시 발행액보다 환수액이 훨씬 많은 수준으로, 국내 동전 유통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디지털 결제 확산과 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낮은 액면가의 동전 사용이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발행된 10원짜리 동전 은 총 1700만원어치, 즉 17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2년 1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은 발행액이다. 10원짜리 동전 발행량은 2019년 8월 2630만개(2억6300만원)를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023년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0만원(200만개) 밑으로 떨어진 바 있다.

가장 많은 10원짜리 동전이 발행됐던 시점은 2000년 8월로, 당시에는 총 5억9300만원어치(5930만개)가 발행됐다.

그러나 불과 20여 년 만에 발행액이 3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환수액이다. 지난 5월 한은이 시중에서 거둬들인 10원짜리 동전 환수액은 3200만원으로, 발행액의 두 배에 육박했다.

시중에 풀리는 동전보다 거둬들이는 양이 많다는 것은, 시장에서 동전 사용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다른 주화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50원짜리 동전은 지난 5월 발행액이 1800만원이었지만, 환수액은 무려 2억3200만원으로 13배에 달했다.

100원 주화의 경우 발행액은 1억3700만원이었으나 환수액은 14억6200만원으로 11배 차이가 났고, 500원 주화는 3억8100만원 발행에 24억7500만원이 환수돼 6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동전 발행보다 환수 규모가 훨씬 큰 이유는 디지털 결제 환경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간편결제현금 이외의 지급 수단이 일상화되면서, 특히 10원짜리 동전과 같은 소액 주화는 일상 거래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게 된 것이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10원, 50원 등의 동전은 실질 구매력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유통에서 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10원짜리 동전이 실물 화폐로서보다 향수를 자극하는 상징물로 소비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한 예로 ‘십원빵’이라 불리는 디저트 상품이 10원 주화를 본뜬 모양으로 인기를 끌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화폐 도안 무단 사용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난해 8월에는 기준을 완화해 이런 활용을 일부 허용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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