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든 11살 초등생 사망…친부 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
초등학교 5학년생인 11살 아들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아들 B군을 둔기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다음 날 새벽, A씨는 직접 119에 신고하며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알렸다. 그러나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B군은 온몸에 멍이 든 채 끝내 숨을 거두었다.
사건 당일, 소방 당국은 공동 대응 요청을 통해 경찰을 현장에 출동시켰고, 병원에서 아동 학대 정황이 확인되자 A씨를 긴급 체포했다.
B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외상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말을 듣지 않아 훈계하려고 때렸다”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지법은 지난 19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아동학대치사 혐의의 중대성과 도주 및 증거 인멸의 가능성을 고려해 구속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A씨의 아내이자 B군의 어머니인 40대 C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C씨가 남편의 학대를 방조했거나, 평소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임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경찰은 A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과거 학대 여부를 확인하고, 메시지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 학대의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가 아들을 폭행할 때 C씨가 집에 함께 있었는지에 대해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확한 폭행 시점과 C씨의 행적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아동학대치사는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살인의 고의가 없는 경우 적용되는 혐의다.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매우 중한 범죄로 다뤄진다.
이번 사건은 다시금 아동 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며 사회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들을 폭행한 시점과 당시 아내의 행적을 명확히 확인하는 중”이라며 “추가적인 학대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 모두 엄중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가정 내 학대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한 보다 강력한 제도와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관련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