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끝에 사퇴한 박창현, 대구FC 리더십 교체 돌입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박창현 감독이 지난 13일 자진 사퇴했다.
이날 울산HD FC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하며 팀이 리그 6연패에 빠지자, 박 감독은 경기 후 팬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남기며 퇴진을 암시했고, 결국 구단과의 면담 끝에 상호 합의 하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박 감독의 사퇴와 함께 대구FC는 새로운 리더십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하며 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분간은 서동원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맡는다.
박창현 전 감독은 지난해 4월, 최원권 감독의 자진 사퇴 후 제14대 감독으로 선임돼 팀을 이끌었다.
홍익대에서 오랜 시간 감독직을 수행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프로 무대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입히려 했지만,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부임 첫 해인 지난 시즌에는 하위권을 맴돌며 최종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고, 충남아산FC를 꺾고 가까스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대 속에 맞은 2025시즌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박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존의 쓰리백 전술을 버리고 포백을 실험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시즌 초반 연승을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지만, 이후 수비진의 불안정과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겹치며 연패에 빠졌다.
특히 지난 경기에서는 해결사 세징야의 부상 결장까지 더해지며 울산을 상대로 한 판도 뒤집지 못했다.
팬들의 불만은 점점 커졌다. 박 감독의 전술 운용과 교체 카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최근 홈경기에서는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결국 경기 후 박 감독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승리의 기운이 도와주질 않았다”며 “말 그대로다. 무슨 염치가 있겠느냐. 상황 종료 후에 구단과 상의해야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들으시면 될 것 같다.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구단에서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작별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대구는 울산을 상대로 다시 쓰리백을 꺼내 들며 전술적 반전을 시도했으나, 끝내 천적인 울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징야 없이 치른 경기에서 공격의 날카로움은 현저히 떨어졌고, 연패를 끊어낼 한 방이 부족했다.
이로써 대구는 리그 6연패라는 초유의 부진에 빠진 채, 감독 교체라는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됐다.
향후 대구는 서동원 수석코치 대행 체제에서 일시적인 안정화를 꾀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 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강등권 탈출과 팀 분위기 쇄신을 동시에 꾀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대구FC는 다시 한번 반등의 해답을 찾아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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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