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5일(금)

한복 정장 디자이너 김리을, 32세로 별세… 경찰 “사망 경위 조사 중”

김리을
(사진출처-김리을 디자이너 페이스북 캡처)

한복 정장의 현대화를 이끌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디자이너 김리을(본명 김종원·32) 씨가 세상을 떠났다.

12일 전북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쯤 남원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김 씨를 발견했으며,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 씨는 남원에 거주하는 부모를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리을 디자이너는 2016년 한복 원단으로 제작한 현대적인 정장을 처음 선보이며, 한복 정장 브랜드 ‘리을(RIEUL)’을 창립했다.

이후 뉴발란스, 맥라렌, 삼성 갤럭시 S21, 문화재청 등과 협업하며 한복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특히, 2020년 9월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지미 팰런쇼)’에서 경복궁 근정전을 배경으로 ‘IDOL’ 무대를 펼쳤을 때, 멤버 지민, 슈가, 제이홉이 김리을의 한복 정장을 착용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무대 영상은 유튜브에서 수천만 조회 수를 기록했고, 김 씨의 디자인 역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독창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11월 한 포럼에서 그는 “한국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물으면 자신 있게 ‘리을’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사는 사람들이 입는 브랜드이자, 한국의 명품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씨의 개인 소셜미디어에는 지난달 9일 “1993-2025″라는 글과 함께 ‘RIEUL’ 브랜드명이 적힌 사진이 마지막으로 게시 됐다.

이후 김 씨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면서, 많은 지인과 팬들이 SNS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믿을 수 없다”, “너무 안타깝다”, “며칠 후 만나기로 했었는데”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그의 명복을 빌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기사보기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