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7일(일)

전이암 신약, 심장 부작용 줄인 선택적 억제제 개발

전이암
(사진 출처-세브란스병원 제공)

전이암 치료를 위한 타깃 단백질은 억제하면서 기존 심장질환 부작용은 낮춘 신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박기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김석모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전이암 환자의 암세포 조직을 통해 연구했더니 세포 속 SERCA 단백질을 차단했을 때 암세포 성장이 억제되고, 심장질환이 나타날 부작용도 줄이는 신물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약학저널(British Journal of Pharma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이암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갖기 쉬운 특성 때문에 치료 난이도가 높다.

특히 최근 전이암 연구에서는 세포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SERCA 단백질 억제가 항암 효과를 높인다는 점에서 치료 타깃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 억제제는 SERCA 단백질 전체를 차단해 심장 기능에 필수적인 SERCA 2까지 억제하면서 심장질환 부작용 문제가 불거졌다.

SERCA 단백질은 SERCA 1, 2, 3 세 가지 아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SERCA 2는 심장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핵심 요소다.

연구팀은 SERCA 1만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면서 SERCA 2는 그대로 유지하는 CKP 1, CKP 2 두 가지 신물질을 개발했다.

약물 개발에는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기업 CKP 테라퓨틱스가 협업했다.

연구팀은 전이암 환자 조직에서 분리한 SERCA 1 발현이 높은 암세포를 기반으로 마우스 모델을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표준 항암제인 소라페닙과 렌바티닙만 투여한 군에서는 항암 효과가 없었지만, CKP 1 또는 CKP 2를 병용 투여한 경우에는 종양 성장이 눈에 띄게 억제되는 결과를 보였다. 동시에 심장 관련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심장 독성을 확인하기 위한 별도 실험에서는 기존 SERCA 억제제인 탑시가르긴과 CKP 1·2를 비교했다.

탑시가르긴을 투여한 마우스의 30%가 사망한 반면, CKP 1·2 투여군에서는 사망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CKP 1·2가 SERCA 2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심장 기능 저하 없이 암세포 억제 효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석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전이암을 치료하는 건 물론 심장질환 부작용까지 잡을 수 있는 약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박기청 교수는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치료법을 향후에도 계속 진행할 것,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외 특허까지 얻어낸 만큼 향후 임상 연구, 신약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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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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