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나가!’ 외침 딛고 베트남 국민 영웅 등극… “함성 그리워”

김상식(48)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6년 만에 미쓰비시컵 우승을 이끌며 새로운 전설을 썼다.

김상식
(사진 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김상식 감독은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결승에서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베트남 축구에 또 한 번 황금기를 열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한 편의 드라마를 쓴 것 같습니다.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베트남 축구 팬들은 열광했다. 베트남 현지 분위기에 대해 김상식 감독은 “열기가 장난 아니다. 공항에 내려 베트남 거리를 다니는데 도로에 인파가 많아 놀랐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사진 출처 –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이어 “총리님을 보러 관사에 갔는데 국민들이 환영해주고 격려해줘 흐뭇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분들도 ‘덕분에 일이 잘된다,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박항서 감독 이후 또다시 한국인 지도자가 도움을 주게 돼 뿌듯하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베트남 팜 민 찐 총리는 대표팀에 1급 노동훈장을 수여하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주축 선수 6명에게는 3급 노동훈장이, 나머지 29명에게는 공로상이 수여됐다. 김상식 감독도 추가 절차를 거쳐 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김상식 감독의 성공 스토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지난 2023년 전북 현대 감독 시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비난을 받으며 친정팀을 떠나야 했다.

그는 “우승을 이루는 순간 전북 현대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한국과 전북 팬들에게 보여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사람이라는 게 고운 정도 있지만 미운 정도 있다. ‘나가’라고 외쳤던 그때 팬들의 함성이 가끔 그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북을 떠난 뒤 1년간 재기를 준비해온 김상식 감독은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8개월 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 감독은 성공 비결로 ‘변화’를 꼽았다.

그는 “전임 감독의 경우 세대교체가 너무 빠르다 보니 어린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해 큰 경기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험 있는 선수를 보강하고 일관성 있게 지도한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도 김 감독은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박항서 감독님의 업적을 뛰어넘는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따라갈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저 베트남 축구 발전만 생각할 뿐이다. 더 노력하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믿고, 내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상식 감독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그의 행보에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