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박스, 상장 흥행 실패…IPO 투자심리 위축
미트박스 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며 1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25.26% 하락한 수치로, 올해 첫 기업공개(IPO) 기업의 부진한 성적표가 향후 IPO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코스닥 시장에서 미트박스는 개장 직후 2만원대를 돌파했으나, 공모가 1만9000원이 무너지는 데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 가능성을 내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로써 2022년 케이옥션 이후 이어진 1호 상장사의 공모가 방어 기록도 깨졌다.
1호 상장사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지키지 못한 사례는 2021년 상장한 엔비티 이후 처음이다.
미트박스 의 부진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상장을 중도 포기한 뒤 몸값을 낮춰 재도전에 나섰으나, 수요예측 과정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희망밴드 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일반청약에서 1조원의 증거금이 모였지만,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의 38.9%에 달해 주가에 부담이 됐다.
미트박스 의 부진으로 인해 후속 상장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오는 24일 데이원컴퍼니, 와이즈넛, 아스테라시스가 코스닥 시장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내달 초 상장을 앞둔 ‘6조 대어’ LG CNS의 데뷔 성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 CNS는 일반청약에서 21조원의 증거금을 유치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비교기업인 삼성SDS의 주가 부진과 증시의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올해 IPO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새내기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의 나승두 연구원은 “시장 주도 섹터 및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되지 않은 물량이 많은 종목일수록 상장 당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배동현 ([email protected])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