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기상 봄이 시작되는 입춘(立春)인 3일, 전국이 강력한 한파에 휩싸였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인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졌으며, 4일에는 한파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수도권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남부 지역 역시 강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6.5도(동작구 기상청 기준)로, 체감온도는 영하 10.4도까지 내려갔다.
대한(大寒·1월 20일)과 비교해도 6도 이상 낮아졌으며, 평년 입춘 최저기온(영하 5.4도)보다 4도가량 낮았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졌으며, 남부 지역도 이날 오전 영하권 기온을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강한 한파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인해 북쪽에서 찬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대기 상부 기압계가 정체되면서 차가운 공기가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과 비교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10도 이상 하락했다.
이날 오후에도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하권 기온이 유지되면서 체감온도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에는 한파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3도까지 내려가고,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 과천, 시흥, 양주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영하 21~23도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남부 지역 역시 체감온도가 영하 10~1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파는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훨씬 낮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해상에서 발달한 기압골과 해기차(해수면과 대기 온도 차이)의 영향으로 충청·호남 지역에는 4일부터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북 해안 및 내륙 지역에는 최대 25cm 이상의 적설량이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 교통과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눈이 많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미끄럼 사고와 차량 통행 불편이 예상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가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비교적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기 상부의 정체 된 기압계로 인해 동서 간 공기 이동이 둔화되면서 북쪽에서 지속적으로 찬 공기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온이 쉽게 오르지 못하고 당분간 강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한파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도관 동파, 한랭 질환 발생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계 당국은 한랭 질환 예방을 위해 외출 시 보온에 신경 쓰고,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장시간 외출 시 수도를 약하게 틀어두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한파가 절정에 이르는 4일부터 강한 찬바람이 불며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출 시에는 방한용품을 착용하고,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차량 운행 시에는 감속 운전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추위 속에서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대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파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날씨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비가 요구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