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16일(일)

전기차 배터리 혁신 이끌 신소재, 국내 연구진 개발 성공

배터리 음극재 연구 결과가 담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
(사진출처-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용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새로운 음극재를 개발했다.

포스텍 김원배 교수 연구팀은 망간-철 산화물 기반 음극재에 불소화 계면층을 적용해 고용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신소재가 전기차의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높은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정성을 갖춘 배터리 기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강자성 전환 음극재는 일반적인 음극재보다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강자성 전환 음극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용량 손실이 크고 계면 안정성이 낮아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바닉 치환 반응을 이용한 망간-철 산화물 합성과 고극성 불소화 계면층을 도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VDF) 용액상 코팅과 탄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 불소화 탄소 계면층은 표면 극성을 증가 시켜 더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계면층은 강한 전기적 특성을 갖는 불소를 활용해 전자와 이온의 이동을 촉진하고, 전극 내 내구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강자성 전환 반응에서 발생하는 ‘스핀-분극화된 커패시턴스’를 극대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론 용량을 뛰어넘는 고용량 배터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플루오린화 리튬(Li)이 풍부한 고체 전해질 계면(SEI) 형성 기술을 도입해 배터리의 장기적인 안정성도 확보했다.

실험 결과, 이 신소재는 기존 상용 음극재 대비 최소 140% 이상의 성능 향상을 보였으며, 급속 충전 환경에서도 약 3분 내에 충전이 가능했다.

300회의 충·방전 사이클을 거친 후에도 92% 이상의 용량 유지율을 기록하며 장기적인 내구성을 입증했다.

김원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의 고용량과 빠른 충전 속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고극성 계면 제어 기술이 향후 전기차 배터리 기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의 최근호 앞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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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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