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졸업식 꽃다발 인기…고물가 시대의 새로운 풍경

꽃값 상승에 중고 꽃다발 인기…
(사진 출처-픽사베이)

졸업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고물가와 꽃값 상승으로 인해 중고 졸업식 꽃다발이 중고거래 시장에 등장하는 새로운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꽃값 부담으로 새 꽃다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화훼 농가와 꽃집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지역 맘카페와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중고 졸업식 꽃다발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오늘 오전 7만원에 구입한 꽃다발을 3만원에 판매한다”며 “잠깐 들고 사진만 찍어 훼손된 곳도 없고 싱싱하다”고 설명했다.

이 게시글은 30분 만에 구매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 직장인은  “비싼 돈 주고 구매해봐야 금방 시들고 처치 곤란이지 않나. 꽃다발에 들이는 돈을 아껴서 차라리 용돈을 주자는 생각으로 저렴한 것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꽃다발 중고거래의 배경에는 급등한 꽃값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졸업식에 자주 사용되는 거베라의 1월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58.8% 상승한 1만943원으로 집계됐다.

장미는 43.1% 오른 1만6125원, 프리지아는 41.6% 상승한 4732원이었다.

한국화훼협회 관계자는 “화훼 농가의 면적 자체가 많이 준 데다 올해 가을 기후 영향으로 중국 하이난, 광저우 등지에서 수입해 오던 꽃 수입량이 급격히 줄었다”라며

“국내 출하량과 수입량이 동시에 줄면서 올해 꽃값이 상승한 것”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상인들은 졸업 시즌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운영자는 “지난주에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는데 예년보다 예약 건수나 판매량이 모두 절반씩 줄었다”며

“이 정도로 팔아선 인건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꽃집 운영자는 “졸업식 맞춤으로 저렴하게 꽃을 구성해 4만원대로 가격을 내려도 비싸다는 반응”, “매년 꽃값은 오르지, 손님은 줄지 더는 특수도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물가에 시달린 소비자들에게는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소비 패턴의 변화일 뿐이다.

중고 꽃다발 판매에 참여한 학부모 A씨는 “꽃다발이 6만~7만원씩 하는데 비싼 돈 주고 구입해 잠깐 쓰고 버리기 아까워 올렸다”며 “구입 문의가 4명이나 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연락이 많이 올 줄 몰랐는데 4명이나 구입 문의를 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일회성 지출을 줄이려는 것이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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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email protected])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