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밤, 오얏꽃등으로 물든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창덕궁의 밤을 특별하게 밝힌다.
오는 4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야간 특별관람 프로그램 ‘오얏꽃등 밝힌 창덕궁의 밤’이 운영된다.
봄밤의 고궁을 고요하게 물들일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조선 왕실의 역사와 예술, 건축적 특징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관람 장소인 창덕궁 희정당은 조선 후기 왕의 집무 공간으로 사용된 궁궐 전각으로, ‘밝은 정사를 펼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본래는 왕과 왕비가 머무는 침전이었으나, 조선 말기부터는 국정 보고와 정책 회의가 이뤄지는 공식 공간으로 기능했다.
현재의 건물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된 뒤 1920년에 복원된 것으로, 전통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현관과 차량 진입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근대적 요소가 함께 공존한다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도 크다.
이번 야간 행사는 희정당 내부를 실제로 걸으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바깥 현관에서 시작해 동행각과 중앙 홀까지 관람 동선을 따라가면 접견실, 귀빈실, 복도 등 근대식 조명으로 연출된 공간들을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시각적 감상에 그치지 않고, 희정당 중앙 홀에 마련된 금강산 부벽화 앞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음악 공연도 펼쳐져 문화적 몰입도를 더할 예정이다.
오얏꽃은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이번 행사에 사용될 등(燈) 장식은 창덕궁의 밤을 부드럽고 품격 있게 밝히는 매개체가 된다.
고즈넉한 야경 속 궁궐 전각과 오얏꽃등이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 전통과 감각이 공존하는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은 만 13세 이상부터 참여 가능하며, 하루 두 차례씩 진행된다. 회차별 정원은 25명으로 제한돼 있어 조용하고 집중도 높은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은 오는 3월 26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유료 예매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창덕궁 야간 행사는 단순한 고궁 투어가 아닌, 역사와 공간, 음악이 결합된 복합 문화 체험이 될 것”이라며, “궁궐의 야경 속에서 조선의 품격을 느껴보는 특별한 밤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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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