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22일(일)

쿠팡, ‘육개장 36개 5000원’ 가격 오류에도 전량 배송 결정…소비자 반응 폭발

쿠팡
육개장 대란 초래 관련 이미지 (사진출처-쿠팡)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가격 오류로 발생한 대량 주문 사태에 대해 전례 없이 일부 지역에서 배송을 강행하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개당 약 140원꼴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올라온 ‘육개장 사발면 36개입’ 제품은 실제 정상가보다 8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표기되며, 단시간 내 주문이 폭주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1일 발생했다.

쿠팡에 ‘육개장 사발면 36개입’ 상품이 총액 5040원에 등록되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딜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정상가가 약 2만72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믿기 어려운 수준의 초저가였다. 이 같은 상황은 즉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주문은 순식간에 수십만 건으로 불어났다.

다수의 소비자는 “이건 분명 가격 입력 실수일 것”이라며 의심을 품었고,
일부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거나 테스트성 등록일 수 있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설령 취소되더라도 쿠팡은 캐시로 보상해주기 때문에 손해는
없다”며 대량 구매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쿠팡은 해당 오류를 약 1~2시간 뒤에 인지하고 즉시 가격을 정상으로 복구했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이미 상당한 수의 주문이 처리된 상태였고, 상품 준비와 배송을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쿠팡은 “지역별 재고 상황에 따라 배송 여부가 달라진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쿠팡 관계자는 “재고가 충분한 지역은 예정대로 배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고가 부족한 지역은 환불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량 배송은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됐고, 또 다른 일부에겐 실망을 안겼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상품의 주문 건수는 약 3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한 쿠팡 측 손실은 최대 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입력 실수 하나가 수십억 원의 손실과 물류 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쿠팡 물류센터에는 비상이 걸렸다. 예상치 못한 주문량이 하루 만에 몰려들면서 모든 인력이 동원됐고, 일부 물류센터 현장에서는 배송 준비에 ‘전쟁터’ 수준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배송 기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 2~3배 물량을 소화하느라 죽을 뻔했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같은 가격 오류가 발생하면 전량 환불 조치를 하는 것이
관행이다.

실제로 A업체는 과거 국내산 구운란 60알을 1만99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할인하려다 실수로 2000원에 판매하게 되었고, 주문이 몰리자 전량 환불을 선택한 바 있다.

그러나 쿠팡은 이번에 일부라도 배송을 진행하면서 “소비자 신뢰”를 선택한 셈이다.

쿠팡의 결정은 온라인상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쿠팡이 배송까지 하다니 의외다”, “소비자 입장에서 진정한 상도덕”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그렇다면 왜 일부 지역은 환불인가”라는 불만도 함께 제기됐다.

이처럼 지역별 차등 배송은 불가피했지만, 오히려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시스템 오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환경에서 가격 입력 실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쿠팡처럼 대규모 플랫폼에서 발생한 오류의 대응 방식은 향후 유사 사례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측은 내부 시스템 보완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세스 점검을 예고하며, 향후 비슷한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수십만 명의 소비자가 관여된 이번 사태는 단순 해프닝 그 이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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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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