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 24일(토)

개인 외화 계좌 1000만 개 돌파…서학개미·트래블카드 영향

개인 외화 계좌
(사진 출처-Freefik)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외화 계좌 수가 두 달 새 84만 개 늘어나면서 지난달 말 기준 1000만 개를 넘어섰다.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와 은행권 여행 전용 카드의 인기가 외화 계좌 확산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 외화 계좌 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037만 774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953만 1659개)보다 8.9%(84만 6085개) 증가한 수치다. 2023년 말(703만 7739개)과 비교하면 334만 개(47.5%) 급증했다.

외화 계좌 증가의 주된 요인은 여행 전용 카드 출시와 해외 투자 수요 확대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환전 수수료 없이 외화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여행 전용 카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특히 신한은행의 개인 외화 계좌 수는 2023년 말 대비 2.7배 이상 급증했다.

해외 주식 및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외화 계좌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 움직임과 맞물려 외화 계좌 개설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외화 계좌 잔액은 지난해 9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외화 계좌 잔액은 약 134억 달러로, 2023년 말 146억 달러에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143억 달러까지 반등했던 외화 잔액은 4분기 들어 136억 달러로 감소했고, 최근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감소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차익 실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말 1307.8원에서 12월 말 1472.5원까지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외화 예금을 환차익 실현 목적으로 인출했다.

또한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화 예금 금리 하락세가 지속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행 전용 카드는 잔액을 많이 보유할 필요가 없어 계좌 증가에 비해 잔액 증가 효과는 크지 않다”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화 정기예금에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도 많았고, 높은 환율 부담으로 인해 신규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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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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