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배달앱 재편…배민·땡겨요 단독 판매, 요기요·쿠팡이츠 철수

교촌치킨이 국내 배달 플랫폼 전략을 전면 재편하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배달의민족(배민), 공공배달앱 땡겨요, 자사 앱에서만 주문이 가능해진다.
기존에 입점해 있던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주요 플랫폼에서는 순차적으로 철수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배달 업계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25일 프랜차이즈 및 배달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민 온리’(Baemin Only) 협약을 추진 중이다.
이 협약은 배달의민족 플랫폼에 단독 입점하는 대신, 배민 측이 수수료 인하 및 마케팅
비용 일부를 분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즉, 배민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가맹점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유통 채널 재편을 넘어, 대형 브랜드와 플랫폼 간의 이익 공유 모델로 해석되고 있다.
교촌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배민 측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가맹점주의 수익 개선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협약이 체결되면, 배민에서는 교촌 메뉴에 대한 다양한 할인 이벤트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에서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교촌치킨을 주문할 수 없게 된다.
일부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입점할 수는 있으나, 이 경우에는 ‘배민 온리’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사실상 플랫폼 독점 전략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전례가 드문 시도다.
앞서 교촌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가격제에도 참여를 보류한 바
있다.
당시에도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 문제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민 측이 마케팅 비용 부담을 일정 부분 공유하겠다고 제안하며 조건이 달라졌다.
이에 교촌은 단일 플랫폼 중심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배달앱 1·2위 간 점유율 경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연매출 4,800억 원을 기록한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중 하나이며,
올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1,2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영향력 있는 브랜드의 단독 입점은 플랫폼 입장에서 큰 유인책이며, 쿠팡이츠와 요기요 입장에선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플랫폼 독점이 가속화될 경우, 중소 브랜드나 신규 진입 브랜드의 입점 기회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특히 수수료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부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결국 교촌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배달 전략 변경을 넘어, 향후 외식·배달 산업 전반의
유통 생태계 재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은 앞으로도 단독 입점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가맹점주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플랫폼 간 독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교촌의 사례는 향후 외식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