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사진으로 ADHD 진단…AI 정확도 97%

망막 안저 사진 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선별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진단 정확도는 96.9%에 달해, 신속하고 객관적인 진단 가능성을 열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최항녕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연구팀은 망막 안저 사진 기반으로 ADHD를 판별하는 AI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ADHD 선별 정확도가 96.9%에 이른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게재됐다.
ADHD는 학령기 아동의 약 5~8%가 겪는 대표적인 신경발달장애로, 주의력 부족, 충동성, 과잉행동 등이 주요 증상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학업, 정서 발달, 사회성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ADHD 진단은 주로 설문지와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며, 평가자 주관이 개입될 수 있고 정상 행동과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보다 객관적인 진단 방법으로서 망막 안저 사진을 활용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1108장의 망막 안저 사진이 활용됐으며, AI 학습에는 4가지 알고리즘 모델과 망막 혈관을 형태학적으로 분석하는 오토모프 파이프라인(AutoMorph Pipeline)이 적용됐다.
AI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분석한 결과, ADHD 선별 정확도는 96.9%로 나타났다.
또한 AI 예측의 해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 분석을 실시한 결과, ADHD와 연관된 주요 망막 특징으로 혈관 밀도 증가, 동맥 혈관 폭 감소, 시신경유두(optic disc) 구조 변화 등이 도출됐다.
AI는 이 외에도 환자의 시각적 선택적 주의력 손상 여부를 예측하는 기능도 갖췄으며, 이 항목에 대한 예측 정확도는 87.3%로 확인됐다.
시각적 선택적 주의력은 특정 자극에 집중하는 능력으로, ADHD 환자에게서 흔히 손상되는 기능 중 하나다.
천근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망막 안저 사진이 ADHD 진단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뿐 아니라 시각적 선택적 주의력 등 실행기능의 결함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안저검사는 촬영 시간이 5분 이내로 매우 간편하며, 신속한 검사로 ADHD 치료제에 대한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데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