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 폭행’ 중견 건설사 회장,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아내를 폭행하고 전자기기를 몰래 포렌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스닥 상장 중견 건설사 회장 A씨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특수상해 및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비밀침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부과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범행 횟수와 정도, 위험성,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가 여전히 공포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공탁금 수령도 거부하며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처벌 전력이 없는 점, 일부 범행이 우발적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에 대한 부양 의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와인병으로 머리 등을 폭행하고, 아내의 노트북을 몰래 포렌식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갈비뼈 골절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이후 A씨는 피해 회복을 위해 3억 원을 추가 공탁하는 등 노력했지만, 피해자는 이를 거부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의 폭행은 단순한 가정 폭력 수준을 넘어 위험성이 높은 수준이었다.
A씨는 와인병을 이용해 아내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특수상해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범죄로 평가된다.
또한, A씨는 배우자의 개인 정보가 담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포렌식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전자기록 탐지(비밀침해) 혐의는 배우자의 동의 없이 전자기기의 데이터를 몰래 들여다보거나 분석하는 행위로, 이는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배우자 간의 사생활 침해 문제와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피해 회복을 위한 피고인의 노력과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고, 폭행 정도가 심각했던 만큼 항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A씨의 폭행 사건이 단순한 부부 갈등을 넘어선 가정폭력 사건이라는 점에서, 향후 판결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한편, A씨의 법률 대리인은 향후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 역시 집행유예 선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A씨는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 기간 동안 추가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실형을 살지는 않게 된다.
하지만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해야 하며, 향후 동일한 범죄를 저지를 경우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은 배우자 간의 신뢰와 사생활 보호 문제, 그리고 가정폭력 사건의 법적 처리 방식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향후 A씨가 항소할지, 또는 피해자 측이 추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