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받은 의료비 도움 잊지 않아”… 익명의 어르신, 500만 원 기부

10년 전 구청에서 긴급복지기금을 지원받았던 한 어르신이 익명으로 500만 원을 기부하며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사하구 다대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70~80대로 추정되는 A씨가 현금을 들고 찾아왔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이 과거 어려운 시절을 겪었고, 당시 받은 지원이 큰 희망이 되었다며 이 기부가 누군가에게 같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A씨는 “10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남편의 지병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그때 구청에서 의료비 300만 원을 지원받았고, 그것이 내게는 커다란 희망이었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해왔고, 이제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작은 성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돈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복지센터 직원들은 A씨에게 신분을 밝히고 기부에 대한 기록을 남길 것을 권유했지만, A씨는 끝내 익명을 요청했다.
그는 “그저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조용히 청사를 떠났다. 센터 관계자들은 이 어르신이 다대2동 주민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10년 전 긴급복지 의료비를 지원받았던 기록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A씨가 당시 지원 대상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대2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어려웠던 시절 받은 도움을 10년 동안 기억하며 은혜를 갚고 싶어 한 그 마음이 참 감동적”이라며 “이 기부금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신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익명 기부 사례는 지역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한 번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다시 베풀겠다는 선행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나눔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과거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그 은혜를 갚고자 기부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나눔의 선순환’은 지역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받은 도움을 다시 베풀려는 기부 문화가 확산될수록,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더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부에 참여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A씨처럼 익명으로 기부하는 경우 더욱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롯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기부는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러한 익명 기부가 늘어날수록 지역 사회에는 나눔의 정서가 더욱 깊게 자리 잡을 것이다.
부산 사하구 관계자는 “이러한 선행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지원 뿐만 아니라, 기부를 원하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한 영향력은 하나의 행동에서 시작된다. A씨의 기부는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나눔과 배려가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되갚는 따뜻한 마음이 지역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한편, 다대2동 행정복지센터는 이번 기부금을 저소득층 및 위기가정 지원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기부금은 의료비, 생계비, 주거비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가구에 배분될 예정이며,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센터 관계자는 “A씨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기부금을 가장 필요한 곳에 사용할 것”이라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가 실천한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이웃 사랑의 실천이자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행동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하며,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기부 소식이 이어지길 바란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