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 22일(목)

주 35시간 근로제 도입하면 저출생 극복에 도움… 연구 결과 주목

아기
(사진출처-FreePik)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주 35시간으로 줄이면 저출생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저출생 극복, 근로시간 단축과 일생활균형 확보부터!’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한국의 장시간 근로 문화가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장시간 근로 환경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해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983년 2.1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급감하며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했다.

연구진은 육아 관련 제도의 낮은 실효성과 장시간 근로 문화가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전국 20~59세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성 26.1%와 여성 24.6%가 ‘장시간 근로와 과도한 업무량’을 일·생활 균형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20대와 30대 여성에서는 이 응답 비율이 각각 39.3%, 31.5%로 높게 나타나, 가임기 여성일수록 장시간 근로가 출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근로자들은 평균 하루 8.3시간(남성), 7.5시간(여성)을 일하고 있었으며, 희망하는 근로시간은 각각 7.2시간, 6.5시간으로 조사됐다.

특히 출산과 육아의 주 연령층인 맞벌이 가구 30대의 경우, 남성은 84분, 여성은 87분의 근로시간 단축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계획과의 연관성도 주목할 만하다. 무자녀 가정보다 자녀가 1명 있는 가정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더 희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출산 의향이 있는 경우 평균 68분, 없는 경우 49분을 단축하길 원했다. 이는 근로시간 단축이 실제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통근 시간 일부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기연구원 유정균 연구위원은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1시간 이상의 차이가 있으며, 특히 젊은 맞벌이 부부와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그 차이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 근로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육아기 근로자에게는 단축 시간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논의에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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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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