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3일(수)

치유농업, 조현병·우울 고위험군에 치료 효과 입증

치유농업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사람들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제공)

조현병 환자와 우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음성증상과 우울감이 개선되고 자율신경 활성도가 향상되는 등 뚜렷한 정신 건강 증진 효과가 나타났다.

치유농업은 식물을 심고 기르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으로, 텃밭 가꾸기, 허브차 만들기, 실내 화분 관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농촌진흥청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북 마음사랑병원, 신세계병원과 공동으로 입원 및 외래 환자 170여 명을 대상으로 치유농업의 정신질환 치료 효과를 실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와 우울 고위험군을 위해 각각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조현병 환자에게 적용한 ‘긍정심리모형 프로그램’은 식물 재배 과정을 통해 몰입감과 자기 긍정 경험을 유도하며, 프로그램 참여 결과 기존 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음성증상이 10%, 일반정신병리증상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증상과 음성증상도 각각 13% 줄었으며, 심장 안정도와 자율신경 활성도는 각각 12%, 13% 향상됐다.

우울 고위험군에게는 식물의 생애주기를 개인 삶에 투영하는 ‘인지행동전략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이 프로그램을 병행한 참가자는 우울감이 30% 감소했으며, 감정 안정과 내면 성찰을 나타내는 상대적 세타파(RT)는 29%, 스트레스 완화와 관련된 상대적 알파파(RA)는 18% 증가하는 등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실증은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실시됐으며, 실험군은 기존 치료와 함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주 1회, 총 10~12회 병행했다.

이 과정은 정신건강 전문요원의 입회 아래 진행됐으며, 실제 의료수가 청구도 가능해 향후 의료현장 도입 가능성도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국민정책디자인단과의 협업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부터 전북도 내 정신건강 증진기관 9곳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이건학 전북도 마음사랑병원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환자들이 익숙하다고 느끼는 병원 환경 안에서 의료 요원이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치유농업을 경험하게 해 접근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정신건강 분야에서 비약물 치료에 관심이 커진 만큼 의료 현장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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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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