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월 23일(목)

텔레그램 성착취 일당 54명 검거…피해자 수 N번방 뛰어넘어

딥페이크
(사진출처-unsplash)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성착취 조직 ‘자경단’이 경찰 수사 끝에 적발됐다.

이들은 약 3년간 200명이 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착취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 규모는 N번방 사건을 넘어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3일 자경단의 총책 A씨(33)를 포함해 조직원 54명을 검거했으며, 33명을 추가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5월 자경단을 결성해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를 조직적으로 벌였다. 피해자는 총 234명으로, 이 중 10대 청소년이 159명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협박과 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성착취물을 제작·유포당했다. 특히 피해자 중 일부는 잔혹한 행위와 함께 성폭행까지 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자경단은 피라미드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을 ‘목사’로 칭하며 피해자 중 일부를 협박해 조직원으로 포섭했다.

조직원들은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오며 범죄를 확대했으며, 계급을 ‘목사’,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로 나눠 계급 상승을 미끼로 가학적인 범죄를 이어갔다.

피해자들은 일상 보고와 반성문 작성을 강요받았으며 이를 어길 경우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조직원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지휘를 받으며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했다.

A씨는 일부 여성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며, 이를 통해만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세뇌했다. 조직 내에서는 지시에 불응한 구성원들에게 유사강간 등의 성적 학대를 가하기도 했다.

수사는 2023년 12월 한 피해자의 신고로 시작됐다. 경찰은 60건 이상의 관련 사건을 전국에서 이송받아 조사했으며, 텔레그램 측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경찰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텔레그램이 범죄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수사가 진전을 보였다. A씨는 경찰의 위장 수사로 경기도 성남에서 검거됐으며, 증거 앞에서 범행을 시인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를 특정하고 조직원들을 추적하며 사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에게는 범죄단체조직,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총 19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그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 중이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조직적 성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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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