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18일(금)

ETRI, 날숨 분석으로 폐암 진단…정확도 95% 혁신 기술 공개

폐암검사
(사진출처-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날숨 분석만으로 95%의 정확도로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병원에서 시행되는 폐암 검사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방사선 노출 없이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연구팀은 폐암 환자의 날숨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분석해 폐암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VOCs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분석하는 AI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환자가 날숨을 불어넣은 후 해당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면 폐암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검사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검진자의 날숨이 담긴 비닐에 탄소튜브 막대기를 연결하면, 호흡 중 배출되는 다양한 가스 성분이 막대기에 부착된다.

이후 이 막대기를 폐암 조기진단 시스템에 삽입하면, 시스템 내에 장착된 20종의 멀티모달 센서가 호기 가스의 구성성분과 탄소튜브 막대기에 붙은 VOCs의 양을 측정한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AI 알고리즘이 분석한 후 폐암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흉부외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107명과 정상인 74명의 날숨을 채취해 AI 딥러닝 알고리즘을 학습시킨 결과, 95%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ETRI가 개발한 날숨 분석 의료용 ‘전자코’의 정확도(75%)보다 20%포인트 향상된 성능을 보인 것이다.

ETRI 연구팀은 이 기술이 폐암 조기 진단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병원에서 사용되는 폐암 진단 장비는 고가이며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지만, 이번 기술은 저렴한 제작 비용으로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선별 검사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한 만큼, 향후 의료기관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1000례 이상의 대규모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TRI는 이번 연구 외에도 날숨 분석을 활용한 다양한 의료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비만 환자의 날숨 속 단내(아세톤)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웨어러블 전자코 시스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대식 ETRI 박사는 “20년 넘게 연구해온 전자코 기술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의료기기 업체와 협력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발견 시점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이번 ETRI의 연구 결과는 폐암 조기 진단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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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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