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70㎏ 바벨에 목이 눌려 회원이 숨진 헬스장 사고에서 법원이 대표와 트레이너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40대 회원이 혼자 벤치프레스를 하다 약 70㎏ 바벨에 목이 눌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 검찰은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헬스장 대표와 이용자 관찰 의무를 다하지 않은 트레이너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 법원은 체육지도자가 현장에 있었다고 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헬스장 벤치프레스 사망 사고에서 업주와 트레이너는 형사책임을 져야 할까?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회원이 바벨에 목이 눌린 뒤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헬스장에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러한 규정 위반과 회원의 사망 사이에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할 정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70㎏ 바벨에 목 눌린 채 25분간 발견되지 않아
이번 사고는 회원이 보조자 없이 벤치프레스 운동을 하던 중 바벨을 들어 올리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의 한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시쯤 해당 헬스장 3층에서 발생했다. 40대 회원은 약 70㎏ 무게의 바벨을 이용해 혼자 벤치프레스 운동을 하다 바벨에 목이 눌렸다.
회원은 사고 직후 바로 발견되지 못하고 약 25분 동안 바벨에 눌린 상태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받았으나 약 일주일 뒤 숨졌다.
벤치프레스는 벤치에 누운 상태에서 양손으로 바벨을 들어 올리는 운동이다.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보다 지나치게 무거운 바벨을 사용하거나 보조자와 안전장치 없이 운동할 경우 바벨이 가슴이나 목 부위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
검찰, 대표와 트레이너에게 업무상과실치사 적용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가 이용자의 안전을 관리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헬스장 대표가 법에서 정한 체육지도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은 상태로 시설을 운영했다고 봤다. 트레이너 역시 회원들의 운동 상태를 살피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조치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했다.
회원이 바벨에 목이 눌린 상태로 약 25분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기소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장에 체육지도자나 관리 인력이 정상적으로 배치됐다면 사고를 빨리 확인하고 구조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그 의무를 위반했는지, 주의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숨졌는지가 인정돼야 한다.
따라서 안전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규정을 지켰다면 실제로 사고를 막거나 피해자의 사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증명돼야 한다.
법원 “체육지도자 있었다고 사고 막았다고 단정 어려워”
재판부는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위반 사실과 회원의 사망 사이에 형사책임을 인정할 정도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사고 당시 헬스장에 법에서 요구하는 체육지도자가 배치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체육지도자가 현장에 있었다면 회원이 혼자 벤치프레스를 하지 못하도록 제지하거나 사고 직후 바로 구조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헬스장에 체육지도자가 배치돼 있더라도 모든 이용자가 운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계속 관찰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도 판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사고가 회원이 스스로 바벨을 이용해 운동하는 과정에서 짧은 시간 안에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도자 미배치 자체가 곧 사망 결과를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체육지도자 미배치와 업무상과실치사는 별개
체육지도자 배치 의무를 위반했더라도 사망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은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 체육시설 관련 법령은 체력단련장업을 포함한 일정 규모의 체육시설에 체육지도자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체육지도자 배치 대상과 인원은 체육시설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시행규칙 별표에서 정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체육시설법 시행규칙 제22조는 체육지도자를 배치해야 하는 시설의 규모와 기준을 별표 5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또한 체육시설의 소유자와 관리자, 체육시설업자는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 방법 등이 포함된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현행 시행규칙은 안전관리 교육 대상과 교육 시간, 교육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행정법규 위반과 형사상 과실책임은 구분된다.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았다면 행정처분이나 과태료 등 다른 책임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위반 행위 때문에 사망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까지 인정돼야 한다.
이번 판결도 체육지도자 미배치가 적절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에서 정한 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실과 회원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이 성립하는지는 각각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트레이너가 모든 회원을 계속 지켜봐야 할 의무 있나
헬스장 트레이너에게 안전관리 의무는 있지만 모든 이용자를 중단 없이 감시해야 하는 의무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헬스장에는 여러 회원이 각기 다른 운동기구를 사용한다. 트레이너가 개인 교습을 진행하거나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시설 내 모든 회원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무상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트레이너가 사고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는지, 피해자가 구조를 요청했는지, 해당 운동에 특별한 위험 신호가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회원이 평소 들기 어려운 중량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너가 알고도 방치했거나, 명백한 구조 요청을 확인하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트레이너가 사고를 인지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사고가 발생했다면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쉽지 않다.
이번 재판부 역시 체육지도자나 트레이너가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고 예방이나 즉각적인 구조가 반드시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죄 판결이 헬스장 안전 책임 없다는 뜻은 아냐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더라도 헬스장 사업자의 안전관리 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는 것은 검찰이 제기한 형사책임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설 운영자가 안전관리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체육시설업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체육지도자를 배치하고 운동기구와 안전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고중량 운동 구역에는 안전바와 바벨 거치대 등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이용자가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벤치프레스 구역이 관리자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거나 구조 요청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폐쇄회로(CC)TV와 비상호출 장치, 순찰 방식 등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심폐소생술과 119 신고가 이뤄지도록 직원 대상 응급처치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육시설법 시행규칙에는 안전사고 예방과 대처방안을 포함한 안전교육 규정이 마련돼 있다.
벤치프레스 사고를 줄이는 안전수칙

벤치프레스 사고를 예방하려면 무리한 중량을 피하고 보조자와 안전장치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 혼자 운동할 때는 감당 가능한 무게를 사용한다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중량이나 마지막 반복을 겨우 수행할 수 있는 무게는 보조자 없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 고중량 운동은 보조자와 함께한다
보조자는 바벨을 모두 대신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용자가 동작을 끝내지 못할 때 바벨을 안전하게 거치대로 돌려놓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안전바 높이를 가슴보다 적절히 낮게 조절한다
파워랙이나 벤치에 안전바가 있다면 바벨이 목까지 내려오지 않도록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 잠금장치 사용 여부를 운동 방식에 맞게 판단한다
전문적인 안전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 운동할 경우에는 위급할 때 원판을 한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구조인지 확인해야 한다. - 통증이나 어지럼증이 있으면 즉시 운동을 멈춘다
피로가 누적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평소 들던 중량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 비상벨과 직원 위치를 미리 확인한다
고중량 운동을 시작하기 전 가까운 트레이너나 직원에게 운동 사실을 알리고 구조 요청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검찰 항소 여부에 따라 판단 달라질 가능성
이번 선고는 1심 판단으로, 검찰의 항소 여부에 따라 상급심에서 다시 심리될 수 있다.
검찰이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 항소심 법원은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의 주의의무 범위, 사고 예견 가능성, 체육지도자 미배치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시 살펴보게 된다.
상급심에서는 헬스장 내부 구조와 사고 장소의 가시성, 직원 근무 위치, 폐쇄회로 영상, 회원의 운동 경력과 당시 행동 등이 주요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항소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사고는 고중량 운동을 이용자 개인의 주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헬스장은 법정 인력 배치와 안전설비를 갖추고, 이용자 역시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는 중량과 보호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는 왜 무죄를 받았나요?
법원은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지도자가 있었다면 사고를 막거나 회원을 살릴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업무상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입니다.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것은 불법이 아닌가요?
일정 규모의 체력단련장은 관련 법령에 따라 체육지도자를 배치해야 합니다. 다만 배치 의무 위반에 따른 행정상 책임과 회원 사망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트레이너는 운동하는 회원을 계속 지켜봐야 하나요?
트레이너에게 안전관리 의무는 있지만 모든 회원을 실시간으로 계속 관찰해야 하는 의무가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 예측 가능성과 구조 요청 여부, 시설 구조, 당시 근무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벤치프레스는 혼자 해도 되나요?
가벼운 중량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실패 가능성이 있는 고중량 운동은 보조자 또는 안전바가 있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목 위로 바벨이 내려올 수 있는 구조에서는 혼자 무리한 중량을 시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무죄가 확정된 판결인가요?
현재 알려진 판결은 1심 선고입니다. 검찰이 항소하면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을 거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