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 쏟아진 비는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시즌 최종전을 삼켰다.
지난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예정됐던 경기는 끝내 빗줄기 속에 취소됐고, 두 팀의 맞대결은 10월로 미뤄졌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이미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감한 듯 일찌감치 짐을 싸고 이동을 준비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이날 등판 예정이었던 라이언 와이스가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와이스는 현재 195탈삼진을 기록 중으로, 200개까지 불과 5개를 남겨두고 있다.
200탈삼진 자체는 드문 기록이 아니지만, 한화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미 팀 동료 코디 폰세가 242탈삼진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단일 시즌 한 팀에서 두 명의 200탈삼진 투수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와이스가 이 기록을 달성한다면, 한화는 리그 최초로 ‘200탈삼진 듀오’를 보유하게 된다.
비로 하루 미뤄진 기회는 25일 잠실 두산전으로 이어진다. 와이스가 이날 삼진 5개 이상을 잡아낸다면 곧바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문제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김경문 감독은 LG와의 주말 3연전에 류현진, 문동주, 폰세를 차례로 내세우겠다고 예고했다.
만약 이 3연전에서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다면, 김 감독은 주축 투수들에게 휴식을 줄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와이스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은 25일 두산전이 될 수 있다.
희망적인 점은 확률이다.
와이스는 올해 28경기 중 20경기에서 5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했다. 확률상으로 70%를 넘는 수치다.
두산 상대 성적도 밝다. 3경기 21⅔이닝 동안 20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평균을 따라간다면 25일에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게다가 8일의 충분한 휴식을 취해 몸 상태도 정상궤도다. 한화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탈삼진을 늘리기에 유리하다.
와이스의 도전은 단순히 탈삼진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다승 경쟁도 흥미롭다. 폰세가 17승, 와이스가 16승을 기록 중으로 두 선수가 합작한 33승은 KBO 외국인 선발 듀오 역사상 공동 3위에 해당한다.
1위는 2016년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21승)와 마이클 보우덴(18승)이 합작한 39승.
이 기록은 쉽지 않지만, 2위인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의 34승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와이스가 25일 승리를 챙긴다면 곧바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다.
공교롭게도 2007년 두산을 이끌었던 감독이 현재 한화를 지휘하고 있는 김경문이다.
김 감독은 “그때 리오스가 20승을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참 멋있었다. 승리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그때는 아마 그 친구들이 나흘 쉬고 던졌었다. 본인들이 괜찮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올해 한화의 원투펀치는 단순히 기록 면에서 그 이상일 수 있다.
평균자책점 등 세부 지표에서는 폰세와 와이스가 당시 두산 듀오보다 더 안정적이다.
폰세는 이미 KBO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쓰고 있고, 와이스 역시 꾸준히 뒷받침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화는 남은 7경기를 모두 잡으면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하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와이스의 어깨에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무게가 실려 있다.
탈삼진 200개 달성 여부, 폰세와 함께 역사적인 듀오 완성, 그리고 다승 경쟁까지.
하루 미뤄진 와이스의 도전이 잠실 마운드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야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전수인([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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