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배구 OK저축은행이 9일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25-2026시즌 V리그 홈 개막전에서 패하며 ‘부산 시대’의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이날 경기는 OK저축은행이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 처음 열린 공식 홈경기였고, 4270명 만원 관중이 입장해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습니다.
대한항공이 세트 스코어 3-1(25-22, 25-20, 23-25, 25-22)로 승리하며 OK저축은행의 홈 개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대한항공은 강했습니다.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32)과 국가대표 레프트 정지석(30)이 쌍포를 가동하며 1세트와 2세트를 연달아 가져갔습니다.
러셀과 정지석은 각각 8득점을 기록하며 OK저축은행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습니다.
OK저축은행은 3세트에서 반격에 성공했습니다. 주포 디미타르 디미트로프가 맹공을 퍼부으며 분위기를 바꿨고, 서브와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25-23으로 한 세트를 만회했습니다.
이후 4세트 초반에도 디미트로프의 연속 득점으로 14-11까지 앞서며 역전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강팀다운 집중력으로 흐름을 되찾았습니다. 러셀이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4연속 득점을 기록, 15-14로 전세를 뒤집은 뒤 리드를 지켜 25-22로 승부를 마무리했습니다.
러셀은 이날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득점을 올렸고, 정지석도 22점을 보태며 총 56점을 합작했습니다.
반면 OK저축은행의 디미트로프는 팀 내 최다인 24득점을 기록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습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부산 팬들에게는 축제 같은 하루였습니다.
경기장에는 주황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팬들이 가득했고, 득점이 터질 때마다 폭발적인 환호성이 쏟아졌습니다.
일부 팬들은 당근 모양 모자와 주황색 곱슬머리 가발을 착용하는 등 이색 복장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8세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부산 시민 엄윤섭(49) 씨는 “부산이 이제 야구, 축구, 농구, 배구까지 4대 프로스포츠를 모두 보유하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 롯데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힘들었는데, 배구를 보면서 위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은 경기 후 “감독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긴장된 경기였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못 드려 죄송하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의 정지석은 “원정 경기였지만 4000명 넘는 관중의 함성 속에서 경기하니 정말 즐거웠다. 이런 분위기라면 어디서든 경기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3년 창단 이후 12년간 연고지였던 안산을 떠나 부산으로 옮겼습니다.
부산은 인구 300만 명 이상의 대도시이자 초·중·고 배구부가 10개 팀 이상 있는 등 배구 인프라가 탄탄한 도시로 꼽힙니다.
구단은 2020년부터 부산 이전을 검토해 왔으며, 올해 공식적으로 ‘부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으로 새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전 후 구단은 지역 밀착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광안리 해수욕장과 벡스코 등지에서 배구 체험 행사를 열고, 부산 지역 초등학교 30곳을 순회하며 배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배구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첫걸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OK저축은행은 비록 개막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뜨거운 홈 팬들의 열기 속에서 ‘부산 시대’의 성공적인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