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2026년 상반기 온누리상품권은 본래 취지인 전통시장 활성화와 달리 특정 업종으로 사용처가 쏠렸다. 특히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울의 한 약국과 의원에서만 362억 원이 결제돼,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특정 약국·의원으로 쏠린 온누리상품권…상위 2곳서 362억 결제

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발행된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본래 취지와 달리 특정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년 상반기 사용처 1위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판매해 '성지'로 불리는 서울의 한 약국으로 나타나면서, 정책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이 가장 많았던 곳은 서울의 A약국으로 260억 원에 달했다. 인근 B의원이 102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곳의 결제액만 합쳐도 362억 원이다. 이들은 비만 치료 효과가 있는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처방·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가 전문의약품을 할인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류 마트·대형 제과점도 상위권에 이름 올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약국과 의원 외에도 쏠림 현상은 뚜렷했다. 결제액 3위는 대전의 한 대형 제과점(66억 원)이었고, 4위와 5위는 주류 전문 마트(각각 57억 원, 56억 원)가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5년 결제액 상위 10곳 중 3곳이 주류를 주로 파는 마트였고, 이들의 결제액은 총 381억 원에 달했다.
2026년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위 5개 가맹점
| 순위 | 업종 | 소재지 | 결제액(원) |
|---|---|---|---|
| 1 | 약국 | 서울 | 26,000,000,000 |
| 2 | 의원 | 서울 | 10,200,000,000 |
| 3 | 제과점 | 대전 | 6,600,000,000 |
| 4 | 마트(주류) | - | 5,700,000,000 |
| 5 | 마트(주류) | - | 5,600,000,000 |
자료: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출)
전통시장 지원 취지 무색케 하는 쏠림 현상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판매를 촉진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소비자는 액면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구매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영세 상점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꾀한다.
하지만 고가 약품이나 주류를 대량 구매하는 데 상품권이 집중적으로 사용되면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정책 목적이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병·의원 신규 가맹 제한…'뒷북' 대책 지적도
정부도 쏠림 현상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6월 17일부터 병·의원, 한의원 등을 온누리상품권 신규 가맹 제한 업종에 추가하고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업체의 신규 가입도 막았다. 하지만 이 조치는 한계가 뚜렷하다. 개정안 시행 이전에 등록된 가맹점은 최초 갱신일까지 상품권을 계속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약국과 의원 역시 기존 가맹점이라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셈이다.
김원이 의원은 "주류 판매 중심의 마트나 대형 약국들이 여전히 온누리상품권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전통시장 및 골목형 상점가 환급 행사 등을 대폭 확대해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쏠림 현상을 막고 정책 효과가 골목상권 곳곳에 닿도록 더 정교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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