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에 오른 이소나의 표정은 비장해 보였지만, 노래가 끝난 뒤 그녀가 웃으며 내려올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5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4’ 본선 3차전 2라운드 에이스전에서 이소나는 예상과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MC 김성주가 이소나의 선곡을 소개하자마자 마스터석에서는 “끝났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장윤정, 김희재, 붐 마스터 역시 “가장 잘하는 곡을 골랐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선 팀메들리전에서 윤윤서를 중심으로 적우, 채윤, 김혜진과 함께 ‘뽕진2’ 팀의 에이스로 나선 이소나가 선택한 곡은 하춘화의 ‘영암 아리랑’이었습니다. 여섯 살에 데뷔한 하춘화가 열일곱 살에 부른 민요풍 트로트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위해 만든 노래입니다. 도입부의 느린 호흡부터 굴곡진 음절 처리, 마지막을 책임지는 고음까지 난도가 높은 곡으로, 하춘화 본인 역시 가장 어려운 노래 중 하나로 꼽은 바 있습니다.
경기 민요 전수자인 이소나에게 ‘영암 아리랑’은 잘할 수밖에 없는 곡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 무대의 관건은 ‘어차피 잘할 것’이라는 예측을 넘어서는 데 있었습니다.
조명이 켜지고 반주가 흐르자 이소나의 표정은 자연스럽게 풀렸습니다. 카랑카랑하면서도 맑은 소리의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객석의 분위기도 함께 달아올랐습니다. 휘엉청 달빛처럼 흐르는 구음과 소나무처럼 곧게 뻗는 고음이 무대를 단단히 채웠습니다. 이소나는 ‘영암 아리랑’ 1절과 3절에 ‘강원도 아리랑’을 메들리처럼 연결하며 “아리아리 쓰리쓰리” 대목에서 관객을 자연스럽게 일으켜 세웠습니다. 해당 구성은 ‘미스트롯1’ 진 송가인이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던 방식이지만, 이소나는 자신만의 색으로 무대를 완성했습니다.
이소나는 그간 ‘무결점 무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동시에 ‘AI 같다’는 반응에 당황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마스터 예심에서 진을 받았을 당시 감정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모습이 방송에 담기며 아쉬움이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불안감을 숨기기 위해 완벽해 보이려 했던 것이 오히려 거리감을 준 것 같다”며 “이번 에이스전은 생존을 걸고 독기를 품고 노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무대는 경연을 넘어 축하 공연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결과 역시 압도적이었습니다. 이소나는 마스터 점수 1452점(1500점 만점), 국민 대표단 점수 462점(500점 만점)을 기록하며 2라운드 전체 1위에 올랐습니다. 중간 순위 3위였던 ‘뽕진2’ 팀을 단숨에 1위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무대였습니다.
국민 대표단 점수는 이날 전체 순위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였습니다. 1위 팀은 다음 라운드 직행이 걸린 상황에서, 국민 대표단의 선택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는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14.7%(닐슨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5.4%까지 상승했습니다. 8회 연속 전 채널 예능 1위 기록도 이어졌습니다.
앞서 열린 팀미션에서는 염유리가 이끈 ‘비타오걸’이 춘길, 남승민의 합류와 함께 강렬한 무대를 선보이며 마스터 점수 1440점을 기록했습니다. 리더 염유리의 투혼과 장혜리의 퍼포먼스, 윤시내의 ‘열애’로 가창력을 입증한 김산하의 무대가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중간 순위 발표에서는 길려원이 이끄는 ‘미스청바지’가 국민 대표단 점수 474점을 받아 1위로 올라섰으나, 에이스전에서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길려원은 컨디션 난조 속에서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선곡해 부담을 안은 채 무대에 섰고, 마스터 점수 1393점을 기록했습니다.
허찬미가 리더인 ‘흥행열차’의 에이스 홍성윤은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청량한 음색으로 소화하며 마스터 점수 1449점을 받아 중간 점수 단독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국민 대표단 점수에서 이소나에게 30점 차로 밀리며 최종 결과는 달라졌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팀은 ‘뽕진2’였습니다. 1·2라운드 총점 3793점으로 ‘흥행열차’(3783점)를 10점 차로 제치며 최종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윤윤서, 이소나, 적우, 채윤, 김혜진은 다음 라운드 직행을 확정지었습니다.
패자부활을 통해 ‘흥행열차’, ‘비타오걸’, ‘미스청바지’, ‘아뜨걸스’ 소속 총 16명이 살아남아 본선 4차 레전드 미션에 진출했습니다. 끝날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말 그대로 대역전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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