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신종 학교폭력 '야차룰'은 학생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하고 싸우는 행위다. 2024년부터 약 2년간 관련 학폭위 심의는 490건에 달했으며 피해 학생은 684명이다. 합의를 가장한 강요, 영상 촬영 및 유포 등 2차 가해가 동반되지만 가해자 처벌은 경미한 수준에 머물러 문제로 지적된다.
- '야차룰'은 '합의'를 명분으로 한 신종 학교폭력으로, 2년여간 490건이 발생했다.
- 피해자는 중학생에 집중(71.2%)되며, 싸움 장면을 촬영·유포하는 2차 가해도 심각하다.
- 가해 조치 10건 중 약 8건은 경미한 처벌에 그쳐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야차룰'이란 무엇인가: 합의를 빙자한 폭력
서로 신고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싸우는 신종 학교폭력 '야차룰'이 교실 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차룰이란 학생들이 사전에 싸움을 약속하고, 폭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서로 묻지 않기로 합의하는 등 규칙을 정한 뒤 주먹다짐을 벌이는 행위를 말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부터 2026년 8월 말까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심의한 야차룰 관련 안건은 총 490건에 달했다. 이로 인한 피해 학생은 684명, 가해 학생은 1232명으로 집계됐다.
'합의' 뒤에 숨은 강요와 압박
야차룰의 가장 큰 문제는 '합의된 싸움'이라는 명분으로 폭력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데 있다. 겉으로는 당사자 간 자발적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또래 집단의 압박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원치 않는 싸움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싸움을 거절하면 '겁쟁이'로 낙인찍히거나 집단에서 배제될 것을 우려해 마지못해 응하는 것이다. 강요와 동의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겉으로 드러난 동의만으로 자발적 참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합의가 폭행의 위법성을 없애거나 학교폭력 책임을 면제해주지는 않는다.

통계로 보는 '야차룰' 확산 실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야차룰 관련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4학년도 107건이었던 심의 건수는 2025학년도에 223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2026년에는 8월까지만 160건이 접수돼 전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야차룰은 단순 신체 폭력을 넘어 언어폭력, 강요, 사이버폭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실제 심의 사례 분석 결과, 신체 폭력이 88.8%로 가장 많았고, 언어폭력(42.7%), 강요(28.8%), 사이버폭력(18.6%)이 뒤를 이었다(중복 집계).
| 학년도 | 심의 건수(건) | 피해 학생 수(명) | 가해 학생 수(명) |
|---|---|---|---|
| 2024 | 107 | 148 | 286 |
| 2025 | 223 | 293 | 541 |
| 2026 (3~8월) | 160 | 243 | 405 |
| 합계 | 490 | 684 | 1232 |
| *자료: 교육부 (한병도 의원실 제출, 2026.10.) | |||
피해자는 주로 중학생, 전국으로 확산
야차룰 피해는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특히 중학생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2026년 8월까지 심의된 160건 중 106건(66.3%)이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피해 학생 243명 중 71.2%에 달하는 173명이 중학생이었다. 지역별로는 2024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경기도가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61건, 광주 55건, 부산 48건, 강원 40건, 서울 31건 순으로 나타나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 가해 조치 90%가 경미
신종 학교폭력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는 대부분 경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2년여간 가해 학생에게 내려진 전체 조치 1961건 중 서면사과(1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2호), 학교봉사(3호) 등 경징계는 총 1523건으로 77.7%를 차지했다. 사회봉사(4호)와 특별교육(5호)까지 포함하면 출석정지 미만 조치가 90.2%에 달했다. 반면 출석정지(6호) 이상 중징계는 9.8%(193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합의'라는 명분을 내세운 가해 학생들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학교폭력 조치는 사안의 심각성, 고의성, 반성 정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결정되지만, 강요와 영상 유포 등 신종 폭력의 특성이 심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촬영과 유포, SNS 타고 번지는 2차 가해
야차룰이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에는 유튜브, SNS 등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이 크다. 학생들이 싸움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공유하면서 폭력 자체가 하나의 구경거리나 콘텐츠처럼 소비된다. 이 과정에서 영상을 촬영하거나 유포한 학생, 싸움을 부추긴 학생까지 가해에 관여하게 된다. 한번 온라인에 퍼진 영상은 피해 학생에게 조롱과 비난 등 심각한 2차 피해를 유발한다. 실제로 신종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이 포함된 비율은 2024학년도 14%에서 2026년 20%로 증가했다.

전문가 제언: "강요·유포 등 종합적 조사 필요"
전문가들은 야차룰을 단순한 학생 간 다툼으로 볼 것이 아니라, 폭력 발생 배경과 집단 내 관계, 강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싸움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주선하거나 폭행 장면을 촬영·유포한 행위까지 면밀히 조사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해 학생이 보복이나 따돌림을 두려워해 신고를 주저할 수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교육부와 경찰청 역시 지난 8월 야차룰 관련 신종 학교폭력 발생 경보를 발령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자주 묻는 질문
'야차룰'에 합의하면 학교폭력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그 과정에 강요나 집단적 압박이 있었다면 명백한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 또한,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폭행 행위 자체는 위법성을 가집니다.
싸움을 구경하거나 촬영만 해도 가해자가 될 수 있나요?
네, 될 수 있습니다. 싸움을 부추기거나 폭행 장면을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하여 유포하는 행위 역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가해 행위로, 관련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야차룰 피해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즉시 학교나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알려야 합니다. 피해 학생이 보복을 두려워할 수 있으므로, 주변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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