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아동학대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1세 미만 영아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현행 아동보호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 대안으로 임신 단계부터 위기 임산부를 발굴해 지원하는 '출생 전 보호' 제도 도입과 관련 법률 및 통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 아동 38명 중 21명(55.3%)이 1세 미만 영아였다.
- 현행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출생 직후 영아를 포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
- 임신 단계부터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는 '출생 전 보호' 제도 도입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아동학대 사망 절반이 1세 미만… '출생 전 보호' 필요성 대두
아동학대 사망 통계에서 영아 사망 비중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임신 단계부터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출생 전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는 현행 아동보호망이 출생 직후의 영아를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꼽힌다.

수치로 드러난 비극, 영아 사망 집중 현상
아동학대 사망자는 1세 미만 영아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38명 중 절반이 넘는 21명(55.3%)이 0~1세였다. 2019년부터 5년간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 아동 287명 중 92명(32.1%)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피해자였으며, 가해자는 모두 친부모로 조사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신생아 사망 사례 110건의 부검을 분석한 결과, 71건(64.5%)이 학대나 방임 등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의심스러운 사망’으로 분류됐다. 태어난 직후 아이가 위험에 처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의 사각지대
정부는 2018년부터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운영해 위기 아동을 발굴하고 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이란 단전, 단수, 장기 결석, 영유아 건강검진 미실시 등 각종 정보를 활용해 위험에 처한 아동을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말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연간 4회만 조사가 이뤄져 시급한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특히 갓 태어난 영아의 경우 시스템에 정보가 등록되기도 전에 방치되거나 학대당할 위험이 커 보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신 단계부터 위기 임산부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출생 전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안으로 떠오른 '위기 임산부' 지원
아동학대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려면 출산 전부터 위기 임산부를 찾아내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울감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임산부에게 심리적 안정과 양육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사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방식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세이브더칠드런 '양육 첫걸음 지원 사업' 사례
민간에서는 이미 위기 임산부 지원 사업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 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양육 첫걸음 지원 사업’으로 임신 중이거나 24개월 이하 영아를 키우는 위기 가정을 돕는다. 미혼모, 미등록 외국인 산모 등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인 가정이 주요 대상이다. 실제로 지원을 받은 한 미등록 외국인 산모는 아이와의 관계 만족도가 0점에서 9점으로 크게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해외 사례: 호주의 태아 보호 제도
일부 국가는 출생 전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태아가 출생 전 중대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될 경우, 누구든지 정부에 보호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이러한 출생 전 보호 제도가 아동이 출생 후 보호 대상이 될 가능성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통계 정비와 처벌 강화 등 법제도 개선 시급
영아 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관련 통계를 정비하고 처벌 수위를 현실화하는 등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비속 살해' 사건은 별도의 국가 통계가 없어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 부재와 처벌 불균형 문제
부모를 살해한 '존속살해'는 별도 통계로 관리되며 처벌 수위도 높은 반면, 자녀 살해는 일반 살인죄로 다뤄져 형량이 낮은 경향이 있다. 아래 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석한 판결문에서 나타난 평균 형량 차이를 보여준다.
| 사건 유형 | 평균 유기징역 형량(년) |
|---|---|
| 존속살해 (56건) | 15 |
| 영아·아동 살해 (45건) | 6 |
| 자료: 세이브더칠드런(2024년~2026년 9월 판결문 116건 분석) | |
현재 국회에는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 살해 및 미수도 아동학대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남인순 의원은 “임신과 출산기부터 위기 가정을 적극 발굴하는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비속 살해 사건에 대한 별도 국가 통계 구축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현행 아동보호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정부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연 4회 조사가 이뤄져 시급한 위기 상황에 늦게 대응할 수 있고, 특히 출생 직후의 영아는 시스템에 등록되기도 전에 방치될 위험이 큰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출생 전 보호' 제도는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 건가요?
임신 단계부터 우울감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위기 임산부를 발굴해 심리적 안정을 돕고, 필요한 양육 정보나 사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선제적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입니다.
자녀 살해 사건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네, 세이브더칠드런 분석에 따르면 영아·아동 살해 사건의 평균 형량은 약 6년으로, 평균 15년인 존속살해 사건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경향이 있어 처벌 수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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