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진구의 한 베이커리 카페 앞 골목에는 체감온도 영하 15도 안팎의 강추위 속에서도 30m가 넘는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정오 판매를 앞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구매하기 위한 이른바 ‘오픈런’ 행렬이었습니다.
매장 앞에서 50분가량 기다렸다는 직장인 송예은 씨는 “작년 여름 처음 먹었을 때는 유행이 아니어서 가볍게 지나쳤는데, 지금은 구하기가 어려워질수록 더 찾게 된다”며 “오늘이 벌써 세 번째 오픈런”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중랑구에서 왔다는 지수진 씨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계속 보이니 궁금해졌고, 워낙 구하기 힘들다고 해서 두 시간 전에 나와 줄을 섰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해당 매장에서 800개 한정으로 판매된 두쫀쿠는 1인당 5개 제한에도 불구하고 판매 시작 약 2시간 30분 만에 완판됐습니다.
두쫀쿠는 2024년 유행했던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국내에서 만들어진 디저트입니다.
중동 면 요리인 카다이프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고, 이를 녹인 마시멜로로 감싼 형태로, 이름은 쿠키지만 식감은 찹쌀떡에 가깝습니다.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번지며 인기가 폭발하자,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매장별 판매 시간과 가격, 재고를 알려주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습니다.
열풍이 거세지자 베이커리뿐 아니라 국밥집, 한식당, 초밥집 등 디저트와 거리가 먼 업종까지 두쫀쿠를 마케팅 상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배달앱에서 ‘두바이 쫀득 쿠키’를 검색하면 식사 메뉴 주문을 조건으로 두쫀쿠를 판매하는 일반 음식점들이 다수 노출됩니다.
한 자영업자는 “요즘은 가만히 있으면 매출이 더 줄어든다”며 “이미 검증된 유행이라면 어떻게든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인기는 원재료 수입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피스타치오(껍질 미제거 기준) 수입량은 지난해 1~11월 131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늘었고, 이는 2024년 연간 수입량을 이미 넘어선 수치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서도 카다이프가 포함된 튀르키예산 건면류 수입량은 2024년 9212t에서 지난해 1만1103t으로 증가했습니다.
코코아 분말 역시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이어 두쫀쿠 영향으로 수입량이 더 늘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재료 가격도 급등세입니다.
가격 변동 앱 폴센트에 따르면 쿠팡 기준 피스타치오 1kg 가격은 한 달 새 1만9500원대에서 4만9900원으로 약 156% 상승했고, 카다이프(500g) 역시 같은 기간 약 48% 올랐습니다.
이 여파로 두쫀쿠 가격은 개당 최대 1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가격 부담과 품절이 이어지자 직접 만들어 먹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SNS에는 ‘두쫀쿠 집에서 만들기’, ‘카다이프 대체 레시피’ 콘텐츠가 확산되며 일부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조회 수 10만 회를 넘겼습니다.
전문가들은 두쫀쿠 열풍의 배경으로 SNS 기반의 ‘디토(Ditto) 소비’와 불황 속 작은 사치 심리를 꼽습니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 교수는 “SNS를 통해 누군가 경험하는 모습이 반복 노출되며 ‘너가 하면 나도 한다’는 동조 소비로 이어졌다”며 “명품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디저트치고는 비싼 소비를 통해 불황 속 작은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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