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성 난청이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인공와우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노화성 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난청이 치매의 조절 가능한 주요 위험요인으로 밝혀지며 치료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보청기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 인공와우 수술은 가장 효과적인 청각 재활 방법으로 평가된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을 대신해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해 소리를 인식하도록 돕는 장치로, 수술을 통해 전극을 달팽이관 안에 삽입한다. 다만 전신마취가 일반적인 수술 방식이어서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소마취만으로도 인공와우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인공와우 수술 980건 가운데 전신마취 고위험군으로 판단된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17건의 국소마취 수술을 시행했다.
국소마취 적용 대상은 전신마취 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전신 상태가 취약한 환자, 전신마취 후 섬망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 국소마취를 선호하는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 전신마취를 거부한 환자 등이었다. 연구팀은 외이도와 귀 뒤 절개 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고,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정제는 투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17건 중 16건에서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수술 관련 사망이나 주요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고, 안면마비나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최병윤 교수는 “그간 대부분 전신마취로 행해졌던 인공와우 수술이 국소마취로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극 위치를 방사선 노출 없이 확인하는 기술 검증에도 성공했다. 인공와우 수술의 성패는 전극이 달팽이관 내에 얼마나 정확히 배치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기존에는 엑스레이 촬영으로 이를 확인해야 했다. 공동연구팀은 수술 중 전기신호를 측정해 전극 배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무선 시스템 ‘SmartNav’를 활용해 정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엑스레이에서 확인된 전극 끝말림 사례를 SmartNav가 모두 감지했으며, 정상 배치를 정상으로 판단한 비율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김창희 교수는 “실시간으로 전극 배치를 확인해 문제를 즉시 교정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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